학교 비정규직·교육당국 임금교섭, 파업 직전 합의···‘공정임금제’ 불씨 여전
학교 비정규직·교육당국 임금교섭, 파업 직전 합의···‘공정임금제’ 불씨 여전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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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기본급 1.8%·근속수당 1500원 인상 등 협상 타결
공정임금제 미실현·임금인상 미적용 직종·시간제 노동자 교통비 반감 피해 등 갈등 요소 남아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이 임금 교섭에 잠정 합의를 이룬 1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이 임금 교섭에 잠정 합의를 이룬 1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전국교육공무직본부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이 총파업 이틀 전인 15일 임금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지난 7월의 총파업과 같은 급식 중단 상황은 일어나지 않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서 공정임금제를 실현하지 못했고 임금인상 미적용 직종 문제도 남았다. 일부 시간제 노동자들의 교통비 반감 피해도 있어 갈등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은 임금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이에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오는 17∼18일 계획했던 2차 총파업 추진을 중단했다.

이번 합의안 내용은 ▲기본급 올해 1.8% 인상, 내년 2.8% 인상 ▲2019년 근속수당 1500원 인상, 2020년 근속수당 1000원 추가 인상 ▲임금협약 유효기간 8월 말 합의 ▲올해 교통비를 현행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기본급에 포함)등이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애초 기본급 5.45% 인상을 요구했으나 교육당국의 1.8% 인상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이에 영양사와 전문상담사 등 1유형 임금 적용을 받는 노동자는 올해부터 기본급이 186만7150원(기존 183만4140원)으로 오른다. 돌봄전담사와 조리실무원 등 2유형 임금 노동자는 167만2270원(기존 164만2,710원)으로 오른다. 내년에는 2.8%가 올라 1유형과 2유형 각각 202만3000원, 182만3000원이 된다.

이번 잠정 합의로 급식 중단 등의 문제는 막았다. 지난 7월 3~5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의 1차 총파업에서 첫날 약 2만2000여명의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2800여개 학교에서 빵이나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대체했다. 돌봄교실 운영도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당국의 잠정 합의는 임시 봉합적 성격이다. 양측은 근본적 문제인 공정임금제 실현을 차후 협상으로 미뤘다. 또한 이번 잠정 합의 자체에서 임금인상 미적용 직종들이 존재하고 일부 시간제 노동자들의 교통비 반감 피해도 있다. 추후 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합의에서 올해와 내년 임금 인상률을 합의했지만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여전히 저임금 수준이다. 각종 수당제도에서도 정규직 공무원과 차이가 크다. 이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과의 차별 처우가 없어져야 한다며 공정임금제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각 시도 교육감들은 공약으로 처우 개선과 차별 해소를 밝혀 왔었다. 경남·세종·인천의 경우 처우개선과 수당 차별 해소, 광주는 교직원 임금의 80% 수준 인상 인상을 약속했다. 이 외에 시도 교육감들도 비슷한 내용의 공약을 내건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로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처우 개선’을 밝힌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대선 공약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80%까지 올려 차이를 줄이겠다고 했다.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교육 당국은 공정임금제와 정규직과의 차별 개선 논의를 해 나가기로 했다. 추후 논의와 관련해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청와대 앞 농성장을 찾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공무직 관련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하겠다. 이 협의체에서 공무직에 부합하는 임금체계 등을 만들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잠정 합의 자체에 갈등 요소도 있다. 임금인상 적용을 받지 못하는 직종들이 존재한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이번 잠정 합의안의 임금 인상분을 적용 받지 못하는 100여개에 달하는 직종들이 있다. 이 직종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협의를 추후 보충교섭에서 진행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직종 수가 많은 데도 보충교섭 기간이 한 달로 매우 부족하다. 시간도 제한돼 있다. 보충교섭에서 제대로 된 논의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시간제 노동자들은 이번 잠정 합의로 오히려 교통비가 깎이게 된다. 이번 잠정 합의에서 올해 교통비를 현행 6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기본급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박 국장은 “기존에 교통비를 전액 받아왔던 노동자는 이번 합의로 교통비가 깎이게 된다. 기본급을 시간 비례로 받기 때문이다”며 “그런데도 이에 대한 대책은 현재 없는 상태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임금체계 개편 내용이 불합리하면 다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교육공무직 법제화 과제도 남아있다. 이날 유 부총리는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합의가 우선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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