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목포시 문건’ 보안성 시점 판단, 검찰이 먼저 웃었다
  • 주재한 기자(jjh@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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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2017년 5월11일” vs 검찰·법원 “2017년 12월14일”
손 의원 측 “유죄 판단 나온 것 아냐···12월14일 이전 보안성 부분 재판서 다툴 것”
손혜원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손혜원 의원이 지난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기소된 손혜원 무소속 의원 사건의 핵심 쟁점은 손 의원이 2017년 5월18일 목포시청으로부터 건네받은 4페이지 분량의 목포시 도시재생 전략계획 문건(목포시 문건)이 취득 당시 보안문서였는지, 그 보안성이 언제 상실되는지 여부다.

손 의원의 공소사실은 공직자로서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제3자에게 2017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부동산을 구입하게 했다(총 12억8500여만원 상당)는 것인데, 목포시 문건의 보안성 판단 시점은 유무죄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손 의원은 2017년 5월11일 이 문건이 목포시 도시재생전략계획 공청회에서 공개됐기 때문에 보안문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법원이 1차적으로 보안성 상실 시점을 이보다 7개월 늦은 2017년 12월14일로 판단하면서 손 의원에게 다소 불리한 모양새가 됐다. 손 의원 측은 정식 재판과정에서 보안성 상실시점을 심도 있게 다퉈보겠다는 입장이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부(재판장 이대연 부장판사는)는 전날 손 의원이 2017년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매입한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토지 26필지와 건물 21채에 대한 검찰의 몰수보전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손 의원의 조카 손아무개씨 명의 각 부동산에 관해 매매, 증여, 전세권, 저당권, 임차권의 설정 기타 일체의 처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반면 손 의원 남편이 운영하는 재단법인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과 주식회사 크로스포인트 인터내셔널 명의로 취득한 부동산에 대해선 몰수 보전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 ‘목포시 문건’ 2017년 12월14일 보안성 상실 판단

일부 인용, 일부 기각 판단이 나온 배경은 재판부가 목포시 문건의 보안성 상실 시점을 2017년 12월14일로 판단한 데 기인한다. 재판부가 기점으로 삼은 2017년 12월14일은 국무조정실 국무총리비서실이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대상지 68곳 확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날이다.

이날 목포시의 ‘1897 개항문화거리’ 사업이 국토교통부의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 뉴딜사업(사업비 316.5억원, 사업구역 29만4831㎡)으로 선정됐고, 2019년 4월 1일 목포시 선창권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이 고시돼 ‘1897 개항문화거리’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확정됐다.

즉 재판부는 국무총리실 보도자료가 배포된 2017년 12월14일 이후에 손 의원 측이 산 부동산에 대해서는 ‘보안자료’로 구입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단법인 크로스포인트 문화재단은 2017년 12월 14일부터 2018년 10월까지 부동산을 매입했으며, 크로스포인트 인터내셔널은 2018년 9월 1건의 부동산을 매입한 바 있다.

이러한 판단은 반대로 2017년 12월14일 이전에 취득한 목포시 문건은 보안문서라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그런데 이 판단은 손 의원이 국무총리실 발표 7개월 전에 보안자료인 목포시 문건을 취득해 지인과 재단에게 부동산을 매입하게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맥을 같이한다.

검찰은 목포시 문건이 일반인에게 공개가 안 되는 보안자료였고, 행정절차를 통한 공개요청에도 비공개 처리가 됐기 때문에 판례상 인정되는 정도의 비밀성이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법원도 보안성 상실 시점을 2017년 12월14일로 판단하면서 검찰의 기소 사실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손혜원 의원이 공개한 '보안자료와 공청회자료 비교자료' / 사진=손혜원 의원실
손혜원 의원이 공개한 '보안자료와 공청회자료 비교자료' / 사진=손혜원 의원실

◇손 의원 측 “공청회에서 이미 공개된 자료…재판과정에서 다툴 여지 많아”

하지만 손 의원 측은 목포시 문건을 취득한 당시 보안성이 이미 상실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 의원의 주장은 해당 문서를 받기 1주일 전인 2017년 5월11일 목포시청 4층에서 주민공청회가 열렸고, 당시 공개된 60페이지 분량의 프리젠테이션 문서 내용 중 일부가 목포시 문건으로 요약됐기 때문에 이는 비밀이 아니라는 취지다.

손 의원이 언론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보안자료’라고 지칭한 문서의 2페이지에는 ppt상 3페이지와 16페이지 내용이 요약돼 있다. ‘보안자료’라고 지칭된 문서 3페이지의 경우 ppt의 33~34페이지가, 문서 4페이지의 경우 ppt 38·40페이지가 각각 요약돼 있다.

시사저널e 취재 결과 목포시는 공청회에 앞서 2017년 4월 26일 공고(제2017-484호)를 통해 공청회 개최 사실을 알렸으며, 공청회 당일 여러 명의 시민들이 해당 ppt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손 의원실 관계자는 전날 법원의 몰수보전 청구 일부 인용 판단에 대해 “전날 법원의 판단은 공소사실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아니다. 향후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몰수를 하기 위해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원이 보안성 상실 시점을 2017년 12월14일로 보긴 했지만, 이는 명백히 상실된 시점이 그때라는 것일 뿐 그 전에도 보안성이 상실된 것인지 충분히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보전청구명령은 손 의원의 변론 없이 검찰의 주장만으로 법원이 판단한 것이다. 향후 재판과정에서 손 의원에 대해 검찰이 얼마나 무리한 기소를 했는지 반증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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