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출점 어려워지자 '있는 매장' 활용해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
홈플러스 '더스토리지'도 같은 맥락

편의점 CU는 8월부터 세탁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협업해 편의점 내 세탁접수 및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는 8월부터 세탁 스타트업 오드리세탁소와 협업해 편의점 내 세탁접수 및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BGF리테일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그간 '출점'을 통해 몸집을 불렸다. 그러나 최근 이커머스에 소비자들을 빼앗기고 골목상권 침해 이슈로 신규 출점이 어려워지자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변모를 시도한다.

편의점 CU는 이달 세탁물 수거와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후 5시 이전 접수된 세탁물은 세탁 스타트업 업체인 오드리세탁소로 즉시 입고돼 1~2일 내 지정한 주소로 배송된다. 세탁 접수를 원하는면 오드리세탁소 모바일 웹페이지(별도 앱 다운 필요 없음)에 수거 예약을 한 후 CU 점포 내 택배 접수 기기인 CU 포스트로 접수하면 된다.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활용해 접수와 배달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세탁물은 상의, 하의, 아우터, 침구, 신발 등이 가능하며 요금은 셔츠 2000원, 니트 4000원, 바지 3500원, 점퍼 6000원, 운동화 5500원 등으로 접수 및 배달 배송비는 모두 무료다. 서울 및 수도권 약 3000개 CU 점포에서 먼저 시행되며 테스트 기간을 거쳐 향후 전국 점포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처럼 기존 편의점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편의점이 더이상 출점 이외의 성장 동력을 가질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주요 편의점 3사의 영업이익률은 CU 1.9%, GS25 1.7%, 세븐일레븐 0.5% 등 수준이었다. 이마트24는 지난 1분기에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편의점이 한자릿수 수익성을 벗어나려면, 출점으로 매출을 키워가던 기존 사업 외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시급해진 것이다. 지난 4월 CU와 GS25가 편의점 음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비단 제품 판매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홈플러스 역시 기존 점포 일산점을 활용해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인 더스토리지를 오픈했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역시 기존 점포 일산점을 활용해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인 더스토리지를 오픈했다. /사진=홈플러스

이는 비단 편의점만의 모습이 아니다. 홈플러스도 지난 31일 도심형 개인 창고 서비스 ‘더 스토리지 위드 홈플러스 (THE STORAGE with Homeplus, 이하 더 스토리지)’ 일산점을 오픈했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스토리지 서비스'는 홈플러스가 새롭게 선보인 사업으로 수도권 및 대도시 내 위치한 점포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개인 물품을 보관, 관리해주는 서비스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엑스트라 스페이스 아시아', '다락' 등이 있다. 

이용자들은 계절 가전이나 의류, 이불을 비롯해 레포츠 용품인 낚시, 스키, 캠핑용품 등 당장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기간별로 보관할 수 있다. 더스토리지 1호점은 기존 점포인 일산점 내 50평 규모로 들어선다. 창고는 크기에 따라 스몰, 미디엄, 라지 등 세 가지 형태로 운영되며 라지 사이즈의 경우 매트리스나 1인용 소파도 보관할 수 있는 크기로 이사 가구 보관 시 유용하다. 

이에 대해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더스토리지 사업을 통해 의미있는 할인점 방문자 수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면서도 "그러나 유휴 공간 활용을 통한 신규 수익 창출면에서 긍정적 시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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