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공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시간은 결국 ‘매수자’ 편
  • 엄민우 기자(mw@sisajournal-e.com)
  • 승인 2019.05.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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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군살빼기 등 거치며 시간 지날수록 인수자에게 유리한 조건 형성될 수밖에 없어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점차 파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인수자에게 조건이 유리하게 맞춰지게 될 수밖에 없어 결국 올해 말까지 장기전 양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파는 쪽은 속이 타지만, 사는 쪽에겐 반가운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곳들은 모두 하나같이 인수설을 절대 부인하고 있다. 주요 후보로 거론된 SK와 한화가 난색을 표하는 것은 물론,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직접 “인수할 의향이 100%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처음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이 같은 기업들의 반응은 일종의 ‘엄살’로 여겨졌다. 서로 눈치싸움을 보면서 물밑경쟁을 한다는 해석이 있었지만 이제 장기전이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수자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수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 군살빼기 등을 거치며 사는 사람에게 매력적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인수 후보들도 그걸 알고있다”며 “현재는 채권자들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과 통매각 방식을 선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리매각 방식이 거론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인수자들의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인수 후보들은 이래저래 지금은 움직이지 않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우선 지금 당장 아시아나항공을 떠안게 되면 본인들이 직접 번거로운 군살빼기 작업을 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컨설팅기업 인사는 “천문학적 돈을 들여 항공사를 인수하려면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게 기존 사업과 시너지”라며 “항공사업과 시너지를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에 조건이 불리하면 기업들은 인수를 포기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현재의 조건에서 설사 인수기회를 놓치게 되더라도 차라리 좋은 조건이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슬슬 인수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되면 그때부터 치열한 물밑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매력적인 기업으로 만드는 작업은 이미 하나씩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단 수익성이 낮은 일등석과 노후항공기 수를 줄이는 것을 검토 중이고 15년 차 이상 일부 직군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모두 1조6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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