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원은 큰 차이 없지만 사양 세부 구성이 각 모델 차별화
가격 경쟁력은 5시리즈 우위···벤츠, 신형 E클래스에 프로모션 적용 시사

올리버 퇴네 메르세데스-벤츠 AG 제품 전략 및 운영 총괄 부사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더 뉴 E-클래스 출시행사에 참석해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올리버 퇴네 메르세데스-벤츠 AG 제품 전략 및 운영 총괄 부사장이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더 뉴 E-클래스 출시행사에 참석해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베스트셀러인 준대형 세단 E클래스의 차세대 모델을 내놓고 경쟁 차량인 BMW 5시리즈에 대항한다. BMW가 지난해 신형 5시리즈를 선제적으로 출시하고 대대적인 할인 공세까지 펼친 가운데 벤츠는 E클래스 판매 확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9일 벤츠 코리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신차 공개 행사 ‘더 뉴 E-클래스 코리안 프리미어’를 개최했다.

더 뉴 E클래스는 지난 2016년 국내 10세대 모델 출시 후 8년 만에 도입된 11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벤츠 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에 다양하게 적용한 신규 요소로 차량을 디지털화, 개인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고객에게 이전 모델과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화 요소로, 최신 버전의 소프트웨어(SW)인 ‘3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됐다. 고객은 14인치 고해상도 LCD 중앙 디스플레이나 MBUX 슈퍼스크린(선택사양)을 통해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현되는 유튜브, 틱톡 등 SNS 앱과 멜론, 웨이브 같은 국내 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모빌리티 솔루션 업체 티맵 모빌리티의 교통 정보를 활용해 자체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고, 올 하반기에는 벤츠 전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도 제공된다. 이밖에 줌 앱을 통해 화상통화, 회의가 가능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앞서 누려온 디지털 경험을 차량에서 연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신형 E-클래스에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슈퍼 스크린.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신형 E-클래스에 선택사양으로 제공되는 슈퍼 스크린이 크래시패드에 장착됐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개인화···사용자 패턴 맞춰 기능 자동수행

차량의 개인화는 고객별 차량 이용 패턴에 맞춰 각종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능들을 통해 구현된다. 개인화 기능 중 하나가 루틴(routine)이다.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 기능들이 차량 이용 시작과 함께 자동 실행되거나, 표준화한 루틴 모델을 고객이 선택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동을 켜면 자동으로 앰비언트 라이트가 분홍색으로 켜지고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이 재생되며 썬루프가 열린다.

또한 지능형 알고리즘에 기반해 개개인 상황에 맞춰 상쾌함, 따뜻함, 생동감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벤츠는 이번 상반기 중 웨어러블 기기와 차량을 연동시켜 사용자의 스트레스 수준, 수면의 질 등 데이터를 분석해 사용자 상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추천해 준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추후 반복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인공지능(AI)이 운전자 성향을 파악해 자동으로 운전자 맞춤형 기능을 추천해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츠는 이밖에 신형 E클래스의 가솔린, 디젤 엔진 모델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차량에 다양한 전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주행성능, 효율을 모두 향상시켰다.

벤츠 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를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고성능 등 7종으로 구성해 판매할 계획이다. 이달 E 300 4MATIC 익스클루시브, E 300 4MATIC AMG 라인을 시작으로 1분기 중 E 220 d 4MATIC 익스클루시브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어 나머지 모델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상품성 비교. / 자료=각 사
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의 상품성 비교. / 자료=각 사

◇두 모델 제원 동등···세부 사양구성이 차별점

E-클래스는 앞서 지난해 10월 먼저 출시된 BMW 동급 모델 ‘뉴 5시리즈’(이하 신형 5시리즈)와 자존심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줄곧 비교돼 온 두 모델은 최근 한국에서도 불과 수개월 시차를 두고 출시돼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다.

BMW 코리아가 이례적으로 신형 5시리즈 판매 시점을 앞당겨 두 모델간 경쟁 구도를 더욱 주목시켰다. BMW는 그간 세대교체 주기에 맞춰 5시리즈 신모델을 벤츠 E-클래스 신모델보다 늦게 출시해왔다. 반면 이번 신형 5시리즈를 신형 E-클래스보다 3개월 먼저 출시하며 판매경쟁에 새롭게 불 지폈다.

각 모델의 차별점은 세부적인 사양 구성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 차량은 실내외 크기, 구동력, 연비 등 측면에서 동등한 하위 모델끼리 대동소이한 스펙을 갖고 있다. 1열 스크린에서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각종 시청각물을 재생하고 게임도 실행할 수 있는 점에서 닮았다. 또한 고객들이 각종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더욱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주행 편의, 사운드 시스템 등 측면에서 향상된 기능을 제공한다.

이 중 신형 E-클래스는 1열 크래시패드 상에 장착된 디스플레이가 동승석 앞까지 확장된 슈퍼 스크린을 선택사양으로 제공해 실내 경험을 차별화했다. 또한 도로 위에 길안내 화살표 등 기호를 헤드램프로 투사시켜 주행을 보조하는 디지털 라이트를 국내 최초로 장착했다.

이에 비해 신형 5시리즈는 완전 비건(vegun) 소재를 실내 곳곳에 적용해 고유 실내 감성을 조성하고, 차량에 승·하차하고 운전하는 동안 손발의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기능을 삽입했다.

사양의 세부적인 차이 뿐 아니라 실내외 디자인·규모·구성 등에 대한 소비자 취향 차이가 최종 구매결정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간 두 모델을 비교할 때 외관, 스포티한 감성은 BMW 5시리즈가 낫고 인테리어, 정숙성에서는 벤츠 E클래스가 우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국내 판매추이 비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클래스와 5시리즈의 국내 판매추이 비교.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벤츠, 프로모션 저울질 “가격 결정권은 딜러사에”

가격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트림별 최저가를 단순 비교해 보면 5시리즈(6880만~8870만원)가 E클래스(7390만~1억2300만원)보다 가격 경쟁력은 우위에 있다. 또 BMW 코리아는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출고 초기부터 신형 5시리즈 전 모델의 가격을 수백만원씩 할인해 고객 수요를 공격적으로 창출했다. 벤츠 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 출시에 앞서 얼마 남지 않은 구형 모델 재고를 적극 털어냈다. 이 결과 지난해 구형 E클래스 판매량이 신형 5시리즈에 앞섰지만 실적 격차가 예년에 비해 크게 좁혀졌다.

벤츠 코리아는 신형 E클래스에 매겨진 가격대가 상품성에 최적화해 책정됐다는 입장이지만, 초기 프로모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았다.

마티아스 바이틀 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신차 가격은 벤츠 코리아에서 (임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고 원자재, R&D, 시장상황 등 요인을 반영해 책정된다”며 “벤츠는 E클래스로 최고의 세단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차량에 현재 매겨진 가격대가 적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울 코엑스 광장의 행인들이 전시돼 있는 신형 E-클래스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19일 오후 서울 코엑스 광장의 행인들이 전시돼 있는 신형 E클래스를 체험하고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사장 발언에 대해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벤츠 코리아에서 자체 프로모션을 수행할 수 있지만 최종 판매가는 딜러사에서 결정하는 부분”이라며 “현재로서는 프로모션에 대해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5시리즈가 득세한 가운데 E클래스 판매 성과 확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만큼, 조기 프로모션 등 다양한 판매촉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로모션 외 마케팅 활동으로 E클래스에 대한 시장 관심을 고조시키고 수요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이 일환으로 별도 디자인 요소와 리어 액슬 스티어링 등 전용 사양을 적용한 한정판 모델을 판매하고, 유동 인구가 많은 코엑스에서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다양한 고객들에게 차량을 소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