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매출·영업이익 전년 比 상승
삼성SDI, 매출 분기 기준 최대지만 영업익 줄어···SK온 "4분기 흑자 전환 예상"
4분기 전망 제각각···'보수적' LG엔솔, 삼성SDI·SK온 "견조한 성장"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3분기 실적 앞에서 희비가 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홀로 웃었고 삼성SDI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으며 SK온은 적자 경영을 이어나갔다.

이런 가운데 올해 4분기 배터리 3사의 실적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호실적을 낸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삼성SDI와 SK온은 실적 개선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861억을 기록하며 11분기 연속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매출액은 3조1727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했다.

리튬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이번 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온 관계자는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SK온이 3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에는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부정적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원인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다만 영업손실 규모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 규모도 역대 최소치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454억원 축소됐다.

SK온은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공장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를 통해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3분기 수취한 AMPC 금액은 2099억원으로 올 상반기 합산액(1670억원)을 크게 웃돈다. SK온 관계자는 “IRA 관련 AMPC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4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최대 이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와 공급을 논의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오는 2026년을 목표로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삼성SDI의 올해 3분기 매출은 5조94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960억원으로 같은 기간 12.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자동차 전지 판매가 늘면서 수요 둔화에 선방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용 각형 및 원형 배터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AMPC 수혜 없이도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점도 긍정적 요소다. 삼성SDI 영업이익률은 8.3%로 AMPC 혜택을 반영한 LG에너지솔루션(8.9%)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AMPC 효과를 제외한 LG에너지솔루션 영업이익률은 6.2%다.

삼성SDI가 본격적으로 AMPC 혜택을 받는 시점은 오는 2025년으로 예상된다. 스텔란티스 1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시점이다. 예상 금액은 1조원 수준이다. 이외에도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2공장, GM 합작공장 등 총 3군데 공장을 짓겠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오르면서 국내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영업이익은 73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최대 규모로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10% 이상 웃돌았다. 매출은 8조2235적원으로 같은 기간 7.5% 올랐다.

AMPC 수취액 규모도 크게 늘었다. 3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APMC 금액은 216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4% 늘었다. 신규 생산 라인의 선제적 증설과 가동에 따라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출처=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출처=LG에너지솔루션

향후 배터리 산업 업황에 대해선 배터리 3사 모두 중장기적으론 상승세가 예상하지만, 올해 4분기와 내년 등 단기 전망에 대해선 상이한 평가를 내놨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소 보수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삼성SDI과 SK온은 4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시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률 둔화, 고금리 기조로 인한 구매력 위축, 유럽 성장 둔화, 중국 침투율 상승 등에 따른 영향으로 2024년 매출 성장률은 올해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  수요는 기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리튬 등 광물 가격 상승과 함께 전기차 산업 성장세가 둔화함에 따라 단기적으로 부침을 겪을 것이란 해석이다. 

삼성SDI는 4분기에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전지는 P5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ESS 전지는 신규 제품 확판에 따라 전력용 및 UPS용을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는 게 삼성SDI 측 설명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경기둔화 등으로 전기차 성장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있으나 중장기 성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단기적 수요 둔화가 우려될 수 있으나 당사는 고객사 신모델 출시 효과로 견조한 판매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온은 4분기 흑자전환을 기점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박정아 SK온 글로벌협력 담당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와 내년에도 물량 증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입증된 아이코닉한 모델에 대한 선택적 수주와 JB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 등으로 전기차 시장 수요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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