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이후 수익률 부진···레버리지 ETF의 경우 -30% 넘어서기도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고공행진했던 것과는 대조적 모습
증시 주도업종 바뀐 영향···성장 기대감 유효하다는 점은 긍정적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2차전지 투자 열풍에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던 2차전지 테마 ETF(상장지수펀드)가 최근 들어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에다 증시 주도업종이 반도체와 바이오, 화장품 등으로 옮아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2차전지 업종에 중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이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반등 가능성도 일각에선 점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는 지난달 1일 이후 최근까지 -30.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746개 ETF 중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이 ETF는 2차전지 기업들로 구성된 ‘FnGuide 2차전지 산업 지수’ 상승에 수익률이 두 배 연동되는 상품이다.

다른 2차전지 ETF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차전지 레버리지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는 -24.74%의 수익률을 기록해 수익률 하위 2위에 위치했다. 레버지리가 아닌 ETF에서는 신한자산운용의 ‘SOL 2차전지소부장Fn’,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액티브’ 등이 각각 -14%가량의 부진한 성적을 냈다.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이는 올들어 7월 말까지의 흐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해 2차전지 소재 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2차전지 ETF도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었다. 실제 이 기간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ETF의 수익률은 139.22%였다. 레버리지 ETF가 아닌 일반 ETF 중에서도 ‘TIGER 2차전지테마’가 120%의 수익률을 거두기도 했다.

2차전지 ETF의 최근 수익률 하락은 일부 차익실현 수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소재주들이 올해 급등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제한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2차전지 테마를 이끈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거셌는데, 대표적으로 2차전지 기업인 에코프로는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개인 순매수 금액이 8288억원이었지만 지난달 이후로는 8353억원어치의 개인 순매도가 있었다.

여기에 업종 순환매 장세가 짙어진 점도 2차전지 ETF에는 부정적이었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와 바이오, 화장품 등이 주목받으면서 이들 종목의 매수세가 거세진 것이다. 이는 수익률에서도 나타나는데 지난달 이후 최근까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ETF는 19.95%의 수익률을 기록한 ‘TIGER 화장품’ ETF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2차전지 ETF의 반등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모멘텀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2차전지의 핵심 수요처인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성장 과정에 있다는 것이 주요 근거로 꼽힌다. 에너지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의 전기차 침투율이 2035년 88%까지 늘어날 전망인데, 올해 예상 침투율을 17%에 불과하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순환매 장세라고는 하나 모든 업종이 차례로 상승하는 장세는 아니다. 경기 불확실성과 고금리 상황 지속 탓에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만 돌아가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며 “2차전지 업종 역시 성장이 숫자로 찍히는 업종인 만큼 다시 시장 관심이 돌아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대신 옥석가리기로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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