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렉서스 올 상반기 판매량 급증···렉서스 불매운동 전 수준 회복 가능성도
혼다, 빈약한 라인업에 상반기 판매 급감···온라인 판매가 독(毒) 됐다는 지적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일본 불매운동(노재팬)이 최근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 브랜드 사이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한국토요타자동차코리아는 올해부터 다양한 신차 출시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혼다코리아는 신차 부재 등으로 판매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토요타 판매량은 3978대로 전년대비 38.9% 늘었으며, 렉서스는 6950대로 전년대비 121.1% 성장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토요타는 올해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신차와 함께 브랜드 첫 전기차를 내놓으며 전동화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라브4 PHEV'를 선보였으며, 지난달엔 토요타의 그랜저로 불리는 ’크라운 크로스 오버‘를 선보인 바 있다.

이어 하반기에는 하이랜더, 알파드, 프리우스를 출시할 예정이며 첫 전기차 ‘bZ4X’도 연내 출시한다. 렉서스는 지난달 전기차 RZ와 신형 RX를 공개한 바 있다.

렉서스는 현 추세대로라면 연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일본 불매운동 이전 판매량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렉서스는 일본 불매운동이 터지기 전인 2018년 1만3340대를 판매해 정점을 기록했다가, 2019년 불매운동 이후 판매량이 급감한 바 있다.

토요타는 불매운동 이전 판매량과는 아직 격차가 크나, 올 하반기 다양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차 효과에 따라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운 크로스 오버. / 사진=토요타코리아
크라운 크로스 오버. / 사진=토요타코리아

문제는 혼다다. 혼다는 올 상반기 573대에 그치며 전년대비 64.2% 감소했다. 이는 재규어(-72%)에 이어 수입차 전체 브랜드 중 두 번째로 높은 감소폭이다.

혼다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빈약한 라입업이다. 올 상반기 혼다코리아는 CR-V와 오디세이 2차종만 판매하고 있다.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CR-V는 6년만의 풀체인지 모델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 KG모빌리티 토레스 등 쟁쟁한 경쟁 모델이 많아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혼다가 올해 부활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던 온라인 판매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혼다는 올해 비용 절감을 위해 100%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기로 밝힌 바 있다. 테슬라, 폴스타 등이 온라인 판매를 통해 각종 영업 비용을 줄이고 있으며, 판매도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와 폴스타 뿐만 아니라 여러 자동차 업체들이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어 혼다의 전략도 성공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지난 4월부터 혼다는 전 차량을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만족할만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혼다의 온라인 판매 실패 이유로 할인 정책을 꼽는다. 온라인 판매 특성상 단일가 정책을 도입해야 하는데, 정가제로 가격이 오르게 되면서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된 것이다.

당초 혼다는 지난 2019년만 해도 주력 모델인 어코드의 경우 약 600만원, 파일럿은 최대 1500만원 할인을 진행한 바 있는데, 정가제로 바꾸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장벽이 높아지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폴스타는 브랜드 시작부터 온라인 판매를 했고,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현대차 캐스퍼나 GM 수입차 모델들도 단일가로 시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딱히 할인율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라면서 “하지만 혼다는 과거 할인을 했던 전적이 있는데, 이를 기억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정가제로 높아진 가격에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혼다는 올 하반기 주력 모델인 어코드와 파일럿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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