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816억원···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
글로벌 마케팅·지스타 참가 등 신작 띄우기 나서

엔씨소프트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엔씨소프트 실적 추이/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하은 기자] 엔씨소프트 1분기 영업이익이 비용 효율화 노력에도 반토막났다. 실적을 견인했던 ‘리니지W’ 매출이 역대 최저점을 기록하면서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콘솔 신작 ‘TL’을 포함해 5종의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린다.  

10일 엔씨소프트는 1분기 매출 4788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4%, 66.6%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한 3971억원을 기록했다.  ‘리니지W’ 인센티브 효과가 소멸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3% 감소했고, 게임 전반의 대형 업데이트 부재로 마케팅비가 88.4% 감소한 영향이다. 

이같은 비용절감에도 1분기 주력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며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1분기 리니지W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줄면서 2021년 11월 출시 이후 최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리니지2M’ 역시 46% 줄어든 731억원으로 집계됐다. 

◇ 리니지W 매출 두자릿수 감소···역대 최저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 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모바일 게임의 트래픽은 별다른 변화가 없으며, 2분기에도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회사의 매출 및 트래픽 잠식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MMORPG가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자신했다. 

실제 매출이 감소한 리니지W 및 리니지2M과 달리 리니지M의 1분기 매출은 130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3%, 전 분기 대비 15.4% 증가했다. 

증권업계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이 연이어 출시되면서 2분기부터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리니지M은 위메이드의 신작 MMORPG ‘나이트크로우’에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에 1위 자리를 내줬다. 5위권을 지켰던 리니지W 및 리니지2M은 각각 8, 9위까지 밀렸다.

이장욱 IR 실장은 “리니지W의 경우 모바일 게임의 일반적인 수익 감소폭에 비해 한 분기만큼 더 하락했다고 본다”며 “분기 매출이 저점인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리니지W의 안정화 단계 진입, 그리고 기타 게임들의 트래픽이 안정화됐다는 것을 가정하면 안정적으로 2~3분기 성과를 낼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 TL, 1만명 상대로 테스트···BM 검증 받는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PC·콘솔 신작 ‘TL’을 포함해 신작 5종을 통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한다. 오는 24~30일 TL의 비공개베타테스트(CBT)를 시작으로 글로벌 쇼케이스 등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엔씨소프트는 CBT를 1만명 규모로 테스트하며, 이 기간에 정식 서비스에 준하는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료 화폐를 지급해 상품 구매도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이번 테스트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BM)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완성도를 높인단 방침이다. 

홍 CFO는 “출시 일정은 전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파급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조율 중”이라며 “아마존게임즈가 현재 별도의 글로벌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글로벌 쇼케이스를 포함해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엔씨소프트의 지향점은 글로벌 시장 및 플랫폼 다변화다. TL은 서구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할 시험대로 꼽힌다. MMORPG 장르지만, 서구권 이용자들을 겨냥해 스토리를 강화한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또 대규모 전쟁에서 액션이 극대화되도록 신경썼단 설명이다.

비(非) MMORPG 장르 신작 4종도 연내 출시한다. 엔씨소프트가 올해 열리는 게임축제 지스타에 참가하는 만큼 이들 게임을 지스타에서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엔씨소프트가 지스타에 참가하는 것은 8년 만이다. 

홍 CFO는 “그동안 엔씽을 통해 온라인상으로 신작을 공개해왔다”며 “올해는 지스타를 통해 오프라인에서고객 및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작품을 출품할지 논의 중”이라며 “TL은 지스타 참가와 무관하게 출시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내 게임사들이 도전하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 사업에 대한 답변도 나왔다. 홍 CFO는 “시장 환경과 기술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고, 최근에는 ‘수이’ 토큰으로 유명한 미국 블록체인 기업 미스틴랩에 투자하기도 했다”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게임 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외적으로 게임에 적용하는 것은 당장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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