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하이·SK·한화·현대차證 IPO시장 복귀···중소형사 입지 확대
공모가 거품 가능성 낮아···기관·일반투자자 접점 확대는 과제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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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기업공개(IPO)시장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어닥친 공모주 열풍으로 대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일감을 쓸어가는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어급 IPO가 잠잠해지면서 중소형 IPO 위주로 일감을 수주했던 중소형 증권사들에 기회가 돌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교보·하이·SK·한화·현대차證도 상장주관···IPO쏠림 완화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토마토시스템의 공모청약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됐다. 토마토시스템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오는 27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한다.

토마토시스템의 코스닥 상장은 교보증권이 지난 2020년 위세아이텍 이후 3년만에 맡은 직상장주관이다. 지난 2021년 3월 이석기-박봉권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교보증권은 밸로프-교보스팩9호와 코스텍시스-교보스팩10호 합병 등 2건의 스팩합병 상장에는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진영의 상장주관을 맡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으로서는 지난 2021년 이노뎁 이후 2년 만에 진행하는 IPO다. 진영은 오는 25~26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다음달 2~3일 공모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SK증권도 지난 2018년 SK그룹과 계열분리 이후 최초로 직상장주관에 나선다. SK증권이 공동주관을 맡은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씨유박스는 지난달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SK증권은 계열분리 이후 SK그룹 계열사 IPO에 참여하며 홀로서기를 위해 노력해왔다. SK증권은 지난해 10월 SK제5호스팩과 비스토스를 합병시켰고 지난달에는 마이스(MICE)전문기업 메쎄이상과 SK7호스팩도 합병해 상장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도 올해 초 상장한 티이엠씨 상장주관에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직상장 IPO기업의 단독상장주관을 성공한 것은 지난 2012년 나노스 이후 10년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상장한 한화리츠의 공동대표주관사도 맡았다.

현대차증권 역시 1월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공동으로 한주라이트메탈 대표상장주관을 수행했다. 지난 2020년 12월 명신산업 이후 2년만에 대표상장주관이다.

DB금융투자 역시 올해 2월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바이오인프라 상장주관을 맡으며 지난해 초 바이오에프디앤씨 이후 1년만에 IPO업무를 마쳤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여러 IPO 인수단에 적극적으로 합류하면서 트렉레코드를 늘려가고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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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가 거품 가능성 낮아···접점 확대는 과제

중소형 증권사들의 IPO시장 복귀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올해 들어 국내 IPO시장에서는 대형IPO가 외면받고 중소형 딜에만 자금이 쏠리고 있다. 이에 중소형 IPO 일감 수주에 치중했던 중소형 증권사들에 기회가 한층 확대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책정하는 공모가가 대형사 대비 합리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중소형 증권사가 상장주관한 IPO를 살펴보면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대부분 상회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았던 티이엠씨의 경우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지만 전날 공모가(2만8000원) 대비 크게 상승한 4만13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화리츠 역시 최근 공모가를 거의 회복한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이 상장주관을 맡은 진영은 희망공모가범위로 3600~4200원을 제시한 상태다. 이는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예비심사신청 당시보다 제시한 5500~6500원 대비 35%가량 낮은 수준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형사 대비 끌어들일 수 있는 기관 및 일반투자자들의 수가 제한적이기에 무리하게 공모가를 책정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대형사 대비 상대적으로 빈약한 IPO 경쟁력이 역설적으로 합리적 공모가 책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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