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즌 막바지 속 행동주의 펀드 주주제안 대부분 통과 못해
기대감에 주가 올랐던 BYC·KT&G 등 종목 주총 이후 약세
행동주의 물결 끝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투심 회복 전망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행동주의 펀드가 상장사에 요구한 주주제안이 연이어 부결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주가도 시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주 행동주의 확산에 높아졌던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주 행동주의 물결이 이번 주주총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 기대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BYC는 이달 들어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BYC가 기록한 종가는 43만500원으로 이달 3일 장중 기록한 56만원 대비 23.1% 내린 수치다. 특히 주주총회 다음 거래일인 27일 7.82% 급락하며 주가 하락폭을 키운 모습이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BYC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종목이었다. 지난달 초 36만9500원이었던 주가는 이달 3일 56만원까지 50% 상승했다.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공세 수위가 높아지면서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BYC에 감사위원 선임을 포함해 주주환원을 늘리기 위한 배당금 증액과 자사주 매입, 액면분할 등 4가지 주주제안을 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은 모두 부결됐다. 소수 주주가 주주제안에 적극적으로 찬성표를 던졌지만 역부족이었다. BYC 최대주주 측 지분이 많았던 데다 트러스톤자산운용 측이 제안한 ‘기타 비상무이사 겸 감사위원’이 아닌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안건에 올리면서 ‘합산 3%룰’ 적용을 피한 까닭이었다. 합산 3%룰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쳐서 3%로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행동주의 물결에 주가가 상승했던 다른 종목들 역시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 안다자산운용은 KT&G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사외이사 증원 등 총 18건의 안건을 요구했지만 분기 배당을 제외한 17건(일부 안건 상정 실패)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는 데 실패했다. KT&G 주가 역시 주주총회가 있었던 28일을 전후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ISCO홀딩스 역시 지난 주주총회가 있었던 지난 24일 이후 주가가 약세다. KISCO홀딩스는 지난 24일과 28일 각각 6.44%, 4.21% 하락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에 반등하기는 했으나 주주총회 전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KISCO홀딩스는 이달 13일만 하더라도 2만6300원까지 치솟는 등 상승 흐름을 보였었다. KISCO홀딩스의 경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이 주주 행동주의를 벌여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을 요구했지만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다만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상장사의 주주가치 제고 의지를 자극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성과가 적지 않고, 다시금 공세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투심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주주총회에서의 패배에 따른 실망감이 있을 수 있지만 소액주주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고 상장사들도 주주가치 제고에 경각심을 갖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행동주의 물결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도 그동안 저평가됐던 기업들이 조명받는 사례는 다시금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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