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3분기 재고자산 13.6兆···전방산업 침체로 직격탄
“내년 하반기 시황 회복”···생산량 조절·고정비 절감으로 ‘버티기’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압연라인.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압연라인. /사진=포스코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당분간 철강업계에게 지난해와 같은 봄날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악화에 재고가 쌓여가는 가운데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피해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며 올해 4분기 성적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철강 부문 재고자산은 13조60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7150억원)과 비교해 26.9%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 재고도 7조60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한 기업이 제품 재고를 얼마나 보유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재고자산 회전일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포스코의 올해 3분기 재고자산 회전일수는 51.12일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 22.54일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기간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창고에 제품 재고가 쌓이고 있는 근본 원인은 자동차나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다”며 “또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시행 초기보다 완화되기는 했지만, 부동산 개발 둔화 상황이 이어져 국내 물량 수출량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쌓이는 재고 등의 악재를 실적 전망도 어둡게 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64.5% 줄어든 8407억원이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도 3327억원으로 56.9%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경우 철강 시황 부진에 따른 철강재 가격 하락과 냉천 범람 피해 여파로 4분기에도 실적 둔화가 계속될 전망”이라며 “내년 하반기부터 중국의 부동산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돼, 그때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중국 정부는 이달 들어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와 함께 다수의 부동산 경기 활성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도로교통과 전기차 인프라, 데이터센터 등의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도 내년부터 공급망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중국처럼 인프라 늘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정부의 산업 정책은 제조시설 확충과 에너지 자립을 위한 정통 인프라 투자로 공급망 재편을 노리고 있다.

인프라 건설은 아파트 등 주거 사업보다 철강 제품의 사용 집약도가 높다. 미국과 중국의 관련 정책 추진 속도에 따라 글로벌 철강 시황 및 수요 회복도 결정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올해 7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만큼 태풍 힌남노 피해의 최종 복구 작업과 함께 생산량 조절과 고정비 줄이기 등으로 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최대한 버티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비슷한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압연공장의 핵심인 2열연공장을 최근 재가동하면서 생산라인이 안정화를 찾고 있다”며 “내년 1월 내도금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차례로 재가동해 태풍 피해 복구를 완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피해 복구와 동시에 실적 방어를 위해 투자계획을 조정하거나 구매와 생산, 판매 등 각 부문의 구조개선을 통한 원가혁신을 이룰 계획”이라며 “힘든 시기일수록 재무건전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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