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론자 “경제논리 접근 우려, 기재부 출신 독식”···찬성론자 “업무 파악 장점, 능력 입증”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 세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조규홍 복지부 제1차관이 지명됐다. 전임 권덕철 복지부 장관이 물러난 지 100일이 훨씬 지난 시점에 단행된 인사다. 장관 한명이 정부 정책을 혼자 좌지우지할 수 없지만 보건의료정책 수장이란 점에서 그에 대한 찬성과 반대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조 후보자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시각이다. 단, 이같은 반대나 비판은 조 후보자 인성이나 인품 등 개인적 사안이 아니라 공직 경력 등과 관련된 내용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알려진 대로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 대부분을 보낸 인물이다. 기재부 재정관리관과 유럽부흥개발은행 이사를 마지막으로 물러날 때까지 경제 관료로 근무했던 그가 복지부 장관에 부적절하다는 논리로 요약된다. 즉 보건의료나 복지 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경제논리로 접근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공교롭게 대통령비서실장과 국무총리, 국무조정실장 등 현 정부 요직 중 상당수가 기재부 출신이어서 이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복지부 일부 관료는 기재부에 대한 불만과 일종의 피해의식까지 있다는 말도 있다. 이같은 생각은 바로 조 후보자에 대한 반감과 연결된다고 본다. 그동안 복지부 장관은 감동적 인선이 이뤄질 것이란 예고도 있었지만 비판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이번 인선 발표 후 오히려 차분했다. 어차피 윤 대통령이 인사를 못하는 것은 지지자들도 일정 부분 인정하는 사안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진행했던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 중 하나가 인사였다.

반면 현실적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수용하는 시각도 있다. 학교를 다니다 보면 누구나 공부를 잘 하고 싶지만 모두 우등생이 될 수는 없다. 윤 대통령도 인사를 포함, 국정을 잘하고 싶지만 정치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조 후보자도 알고 보면 기재부에서 능력을 인정 받은 엘리트 관료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그의 기재부 경력을 거론하지만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연속 청와대 파견 경력이 문제가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무엇보다 복지부에서 제1차관으로 4개월여 근무한 경력을 대통령실은 긍정 평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업무 연속성 차원에서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의 인물이라는 것이다. 어제(14일) 조 후보자 배우자의 연말정산 관련 내용이 보도됐지만 향후 큰 자리로 가기 위해 조 후보자가 자기관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직원들 전언이다. 정치인이라면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 장관 교체 여부를 검토해야 하지만 관료 출신인 그는 현재로선 차기 총선과 무관하다. 이에 그가 이번에 복지부 장관이 되면 2년 이상 장수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이같은 두 가지 시각은 이달 하순으로 예상되는 인사청문회에서 정면 대결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실주의자인 기자는 그가 결국 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당초 기재부 제2차관을 희망했던 그의 관운이 복지부 장관으로 귀결되는 상황이 예상된다. 단, 기자는 그가 복지부 장관에 취임할 경우 경제 관료 이미지를 벗고 복지부와 보건의료계 입장을 대변하길 기대한다. 추가로 그에게 바라는 것은 복지부 직원들을 덕과 인격, 포용의 리더쉽으로 이끌어 나가는 장관 상이다. 최소한 조 후보자는 이 말이 의미하는 내용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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