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지난해 1월 ESG전략 유닛 신설 후 ESG 활동 '두각'
친환경 기업 투자 및 관련 보험 상품 개발 힘써
"KB손보와 금융거래 하는 기업들 ESG경영 이끄는 촉진주체 되는게 궁극적 목표"

전윤재 KB손해보험 ESG전략유닛 유닛장./사진=KB손해보험
전윤재 KB손해보험 ESG전략유닛 유닛장./사진=KB손해보험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KB손해보험이 나아가고자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지향점은 ‘촉진주체’로서의 역할이다. 금융업 본연의 역할을 살려 기업들이 친환경에 투자를 하고 ESG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에 앞으로도 집중할 것이다.”

지난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KB손해보험 본사에서 만난 전윤재 KB손해보험 ESG전략유닛 유닛장은 KB손해보험의 ESG 경영 지향점에 대해 “KB손보만이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ESG 경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촉진주체 역할에 힘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 유닛장은 2000년 KB국민은행 입행해 자본시장부 외환 딜러 등으로 금융권에 첫 발을 들였다. 이후 2019년 KB손해보험의 사회공헌 팀장을 거쳐 지난해 1월 ESG전략유닛장 자리를 맡게 되며 KB손보의 ESG 전략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전 유닛장이 이끄는 ESG전략유닛은 지난해 1월 탄생했다. KB손해보험은 조직개편을 통해 본업과 연계한 ESG정책 수립 및 결정, 실행 등을 추진하는 ‘ESG전략유닛’을 신설했다. 기업의 사회적·환경적 책임 강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조직이 설립된 지 아직 2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ESG전략유닛은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KB손해보험의 ESG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전 유닛장과의 일문일답.

-지난 7월 손보업계 최초로 ‘넷제로(탄소중립) 보험 연합(NZIA)’에 가입했다. 생보사들이 가입한 경우는 있었지만 국내 손보사 가입 사례로는 현재까지도 KB손보가 유일한데 어떻게 가장 먼저 가입할 수 있었는가

KB금융그룹 차원으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하고 기후 변화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탄소회계 금융 연합체)와 SBTi(Science Based Target initiative,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의 최신 방법론을 사용하여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등 목표 설정을 명확히 했던 점이 주효했다. NZIA 가입을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수적이다. 가입 이후에도 5년마다 중간 목표를 설정해 글로벌 기준에 따라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는 등 활동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탄소중립 목표 설정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현재 탄소 산출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파악해야 하는데 금융사는 자체 내부 탄소 배출량뿐만 아니라 자사와 금융거래를 하는 기업의 탄소 배출량인 자산 포트폴리오 배출량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정확한 산정이 관건이다.

-금융업에 속하는 보험업 특성상 제조업, 자동차 산업 등에 비해 탄소 중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뚜렷한 방안이 제한적일 것 같다. 보험사는 어떤 활동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나

친환경 투자와 더불어 친환경적 보험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친환경 기업 및 저탄소 경제로 갈수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기업차원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게 하거나, 전기차 관련 특약 또는 고객의 걸음 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을 통해 개인차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지난 4월에는 지구의 날을 맞이해 ‘마음튼튼 키트(KIT)’ 제작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소외아동 지원과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사업이라는 두 가지 ESG 요소를 담았다. 이 같은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보험은 인지사업인 만큼 종이 소비가 많아 페이퍼리스(Paperless)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운 숙제였다. 이에 상품 개정 등으로 사용이 어려워진 보험약관을 재활용해 굿즈를 만들어서 소외계층에 전달한다는 컨셉을 구상했다. 어떤 굿즈를 제작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는 보험업 특성상 건강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건강 관련 아이템을 구상하다가 마음건강에 초점을 맞췄고 아동들의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마음튼튼 키트를 최종적으로 기획하게 됐다.

-발달장애 아동 지원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ESG 요소 중에서도 ‘S(사회적 책임)’에 해당하는 활동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발달장애 아동에 특화된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한 배경은 무엇인지

KB손해보험의 사회공헌 활동 방향은 아동·청소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자녀의 정신건강 및 발달건강에 대한 영역까지 보장을 확대한 자녀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보험 상품과 연계한 새로운 사회공헌 사업의 추진을 통해 KB손보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발달장애 아동 지원 사업에 집중하는 것 역시 그 일환이다.

-지난 6월에는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는데 ESG 채권 발행의 의의가 궁금하다

보험사는 채권 발행 자체가 은행이나 다른 곳에 비해 쉽지 않다. 때문에 그 중 한번을 ESG 채권으로 결정하는 것에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ESG 채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사전 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인증 절차가 까다롭다. 채권 발행 이후에에도 조달자금을 실제로 ESG 관련 사업에 사용했는지 사용처 및 사용내역에 대한 사후보고도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ESG 채권 발행을 결정한 것은 선언적 수준의 ESG 경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이행하겠다는 의지 및 실행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신지급여력비율(K-ICS) 제도 도입에 대비하는 실익적 효과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KB손해보험이 나아가고자 하는 ESG 경영의 지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금융업 본연의 역할을 살려서 기업들이 친환경 부문에 투자를 하고 포트폴리오를 ESG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촉진해주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단순히 KB손해보험만 ESG 친화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KB손보와 금융거래를 하는 다른 기업, 고객들도 다같이 ESG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상품, 투자 등을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저탄소 경제로 다같이 나아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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