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은행 모두 2007년부터 인천시금고 운영
금고업무 관리능력·안정성·편의성 높이 평가
시금고 선정 시 예치금 운용 통해 이자이익과 영업 인프라 확보

사진=각 사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14조원 규모의 인천시금고를 관리하는 금융기관에 신한은행, NH농협은행이 각각 지정됐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이 도전장을 냈지만 기존 금고 은행들이 수성에 성공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 내 하나금융타운조성을 내세우며 강력한 유치전을 펼쳤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금고지정심의위원회는 신한·농협은행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시금고를 운영해온 능력과 지역에서의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운용 등을 관리하는 1금고 운영 은행에 신한은행을, 기타특별회계 자금을 담당하는 2금고 운영에 NH농협은행을 선정했다. 시는 재정관리의 위험성을 분산시켜 안정성을 도모하고 금융서비스 향상을 위해 제1금고와 제2금고로 나눠 복수금고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본예산 기준으로 1금고는 12조원, 2금고는 2조원 규모다. 앞으로 두 은행은 인천시금고를 2026년 12월까지 4년간 맡는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16년간 시금고 운영을 맡으며 보여준 금고업무 관리능력, 안정성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인천시 세금 납부 시스템인 이택스(ETAX)가 내년 1월 행정안전부가 구축하는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으로 통합되는데 신한은행이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인천시 도서 지역인 강화와 옹진, 영종도 등에도 점포를 두고 있어 시민 편의성에서 높게 평가됐다.

시금고 선정은 행정안전부 예규 및 조례에 따라 금고지정 신청 금융기관이 제출한 제안서를 중심으로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 ▲주민 이용 편의성 ▲금고업무 관리능력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기타사항 등 총 6개 분야 20개 세부항목에 대해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이뤄졌다.

시금고에 선정되면 매년 수십조에 달하는 세입·세출을 관리하며 예치금을 운용하면서 막대한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공무원과 가족, 산하기관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지자체와 관련한 다른 사업 입찰에도 유리한 측면이 많다. 금융기관의 브랜드 제고와 우량 고객 유치 등 새로운 수익 창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청라국제도시에 인프라를 대거 조성 중인 점을 강조하며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 사업 등을 내세워 1·2금고를 노렸지만 선정되지 못했다. 하나은행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통합데이터센터와 글로벌인재개발원을 운영 중이며 하나금융그룹의 본사와 주요 계열사, 시설들을 한데 모으는 '하나드림타운'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경기도 2금고 사업자로 선정된 뒤 기관 영업을 강화하며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달 중 금고지정 사항을 시보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하고 9월 중 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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