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최저 4800만원선까지 하락···이더리움, 최고가 대비 37%↓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 가격 상승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도지코인 가격 상승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글을 올렸다/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이번 주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악몽의 한 주로 기억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종잡을 수 없는 언행으로 인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들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며 중국과 미국 정부의 규제 역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8년 초 발생했던 폭락장이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머스크, 비트코인 전량 매도 시사 발언 후 번복···도넘는 도지코인 띄우기

적극적인 암호화폐 옹호 발언들로 암호화폐 투자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최근 비판 여론에 휩싸이고 있다. 지나치게 변덕스러운 언행들로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자 SNS를 통한 시장 교란 행위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17일 오전 비트코인 매각을 시사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제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겨다줬다. 머스크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다음 분기 머스크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아치웠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자책할 것이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자 해당 글에 “정말(Indeed)이다”라는 답글을 달았다. 이에 투자자들은 앞다퉈 비트코인 매도에 나섰고 비트코인 가격은 5088만8000원(빗썸 기준)까지 하락했다. 당일 거래 시작 가격(5932만원) 대비 14.21%나 하락한 수치다.

머스크는 당일 오후 전혀 다른 의미의 글을 하나 더 올렸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의혹을 확실히 하기 위해 밝힌다”며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전혀 팔지 않았다”고 언급했고 하락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 가격은 5300만원 선까지 회복했다.

머스크의 과도한 ‘도지코인 띄우기’ 행보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트위터에 ‘사이버 바이킹’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1달러 지폐 이미지와 함께 “저 도지는 얼마인가(How much is that Doge in the window?)”라는 글을 올렸다. 1달러 지폐에는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의 초상화가 아닌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의 그림이 들어가 있다.

도지코인의 가격이 1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언하는 듯한 게시글에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고 당일 도지코인의 가격은 최저 408원에서 최고 570원까지 상승했다.

◇미국·중국 ‘G2’, 암호화폐 규제 시사···3년전 폭락장 재현 ‘공포’

미국과 중국 글로벌 강대국들의 규제 정책도 암호화폐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일 중국의 경제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북부 네이멍구자치구는 지난 18일부터 가상화폐 채굴장 신고망 운영에 착수했다. 범국가적인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을 위한 조치 중 하나로 네이멍구자치구는 관내 가상화폐 광산을 완전히 없앨 방침이다. 가상화폐 채굴 기업과 채굴 기업들에게 땅이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신고 대상에 포함됐다.

21일에는 미국 재무부가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1만달러(약 1133만원) 이상의 가상화폐를 거래할 경우 국세청(IRS) 신고가 의무화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조세 강화 계획안을 통해 “현금 거래와 마찬가지로 시가 1만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받는 기업체들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며 “가상화폐는 탈세를 포함한 광범위한 불법 행위를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이미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과 미국의 잇따른 규제에 비트코인 가격은 21일 기준 최저 4800만1000원까지 하락했다. 비트코인 뿐만 아니라 이더리움의 가격도 이날 최저 325만원까지 낮아졌다. 지난 12일 기록한 최고가(535만원)와 비교하면 37% 가량 하락한 수치다. 연이어 거듭되는 하락장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2018년 초에 발생한 폭락장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심까지 조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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