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이벤트·노선 확대 등 ‘출혈경쟁’ 재점화···고정비 보전·점유율 확보 등 노림수
LCC 부채율 430~517%, 지난해 급증···자금 조달 총력전, 정부 추가지원 기대도

/사진=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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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어려움을 이어가고 있는 항공업계가 생존을 위한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FSC(대형항공사)의 경우 화물수송을 확대하며 적자규모를 줄여가고 있지만, LCC(저비용항공사)들로써는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CC들은 항공기 리스·보험료, 인건비 등 고정비를 조금이나마 보전하기 위해 국내선·무착륙 국제관광 등을 확대하며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고, 잇따라 특가항공권 이벤트를 진행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한 부채의 규모가 상당하고, 정부의 지원도 부족해 LCC들의 경영난은 지속되는 분위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의 항공권 가격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침체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이지만, 재차 ‘출혈경쟁’의 모습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에어부산은 다음 달부터 국제선 관광비행 항공권을 이전보다 1만원 내린 8만9000원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도 무착륙 국제관광 항공권을 8만9000원부터, 진에어는 무착륙 국제관광 항공권을 10만8000원(카드사 제휴 결제 시 3만8000원 할인)부터 판매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LCC들은 1만원 안팎 가격의 국내선 항공권 판매에도 한창이다. 에어부산은 국내선 전 노선 항공권을 8200원부터 판매하고 있고, 티웨이항공은 ‘타임특가 이벤트’를 통해 국내선 3개 노선 항공권을 1만원에 판매한 바 있다.

진에어는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연중 최대 특가 프로모션 ‘진마켓’을 열어 국내선 전 노선과 국제선(나리타·오사카·후쿠오카·세부·다낭·방콕·괌 등) 7개 노선 등을 1~8만원대에 예매·판매하고 있다. 국내선과 국제선 탑승 기간은 각각 4월 1일~6월 30일, 7월 1일~10월 30일 등이다.

제주항공은 항공업계 최초로 국제선 전세기 항공권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하고 있고, 선물용 항공권 ‘기프티켓’ 판매도 국제선으로 확대하고 있다.

LCC들은 항공기 증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차근차근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때를 대비해 점유율을 확보하는 차원이다.

티웨이항공은 하계스케줄의 대구-제주노선, 청주-제주노선, 김포-부산노선, 부산-양양 노선, 광주-양양 노선 등의 운항 편수를 늘렸다. 에어부산 또한 울산-제주·김포 노선을 각각 14회, 8회 증편·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생존 전략에도 LCC들의 상황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항공유 가격 급등과 출혈경쟁에 따라 적자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지난해 급증한 부채를 탕감할 해결책이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주항공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총부채는 9383억원이고, 자기자본은 218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30%로 나타났다. 또 1년 내로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1656억원)과 장기차입금은 총 1749억원이고, 총 리스부채는 3512억원이다.

진에어의 총부채는 4586억원이고 자기자본은 981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67%로 급증했고,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차입금·리스 등 부채는 총 1986억원이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의 부채비율도 각각 517.6%, 811.83%로 증가했다. 아울러 티웨이항공, 에어부산의 총부채는 5895억원(자기자본 1138억원), 9242억원(자기자본 1102억원) 등이다.

급증한 부채 속에 LCC들은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한 자금 조달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관측된다. 티웨이항공은 유상증자를 다음 달 추가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고, 제주항공·진에어 등도 회사채 발행·정부지원금 등 자본 확충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항공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적자의 폭도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자금 조달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LCC에 대한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항공산업 코로나 위기 극복 및 재도약 방안’을 발표하면서, 고용안정·공항시설 사용료 감면·맞춤형 회복·항공기 취득세 및 재산세 감면 등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LCC의 자금 부족 상황을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정책은 부족해 이에 대한 보완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지원 조건 기준 완화, 대출금리 인하 등을 통한 LCC의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진=이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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