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이’한 3월 결산 상장 증권사···3월29일까지 주식보유시 배당 수령
2020년 1분기 부진은 전년 실적에 이미 선반영···역대급 배당 이뤄질까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올해 1월 하순부터 증권주들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주가는 오히려 꾸준히 우상향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의 주가 상승세는 배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 증권사는 현재 국내 상장 증권사 가운데 남아있는 ‘유이’한 3월 결산법인으로서 3월말을 기준으로 배당이 이뤄진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모두 배당금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다른 증권사들이 지난해 1분기 글로벌 증시 침체에 따른 1분기 분기실적 악화를 연간실적에 포함해야만 했던 것과 달리 두 증권사는 3월 결산법인이기에 증시호황이 시작된 지난해 2분기 실적부터 연간실적에 반영된다.

◇ 신영·코리아에셋證, 배당 기대에 주가 ‘상승세’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주가는 올해 초부터 상승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신영증권 주가는 올해 1월4일 5만3200원으로 장을 마쳤는데 이날 기준으로 5만8000원까지 올라왔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역시 올해 1월4일 종가가 7500원이었는데 이날 844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각각 올해 초보다 주가가 9.0%, 12.5%나 상승한 것이다.

다른 증권사는 대부분 최근 증시침체 영향으로 올해초보다 주가가 내려왔는데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오히려 오름세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주가 움직임의 배경에는 배당이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타 증권사와 달리 3월 결산법인이다. 다른 증권사들은 1월~12월을 회계연도로 사용하면서 12월말을 배당기준일로 삼고 있지만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3월말이 배당기준일이다.

통상 증권주는 배당 성향이 높은 고배당주로 분류된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역시 전형적인 고배당주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배당수익률이 5.93%고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6.09%에 달한다.

배당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미리 주식을 매수했다가 배당락 이후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증권주는 배당기준일까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다 배당기준일 다음거래일인 ‘배당락일’에 급락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주식을 매수하면 실제 체결되는 날짜는 2거래일 후이기에 올해는 3월 마지막거래일인 3월31일보다 2거래일 앞선 3월29일까지 주식을 매수해야 6월 열리는 주주총회 이후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주가는 3월29일까지 수급상 매수 동력이 살아있는 셈이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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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한 순이익···배당 크게 늘릴까

배당금 책정의 가장 큰 기준은 실적이다. 12월 결산인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증권업 호황으로 실적이 크게 늘었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3월 주주총회에서 배당을 예년보다 늘렸다.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역시 예년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이 예상된다.

특히 두 증권사는 3월 결산이기에 12월 결산인 증권사들보다 실적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증권사들이 1분기(1월~3월 실적)에 실적악화를 겪고 2~4분기에 호황을 누렸는데 3월 결산법인인 두 증권사는 지난해 1월~3월 실적이 2019회계연도에 이미 반영됐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3개 분기실적만 보면 신영증권은 1596억656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2019 회계연도 순이익의 8배에 달하는 수준이고 예년의 2배 수준이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역시 앞선 3년 동안 56억~65억원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3개 분기 동안 무려 82억78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다만 무작정 배당 확대를 예상하기에는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모두 변수를 가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2019년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이 예년의 3분의 1 수준인 206억3200만원으로 떨어졌음에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216억8800만원을 배당했다. 전년도 배당에 무리를 했기에 올해 배당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었다. 하나은행을 거쳐 부국증권에서 IB부문 수장을 맡았던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는 하나은행 출신 임원들과 돈을 모아 2012년 코리아RB증권을 인수했는데 인수자금이 부족하자 사모펀드 케이앤케이드림파트너스PEF를 만들고 외부투자를 유치했다.

외부투자자들이 엑시트를 요구하면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2019년 상장했고 지난해 사모펀드가 청산되면서 외부투자자들은 상장주식을 나눠 받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지분을 매각했는데 코리아에셋투자증권으로서는 고배당을 압박해왔던 외부투자자들이 줄어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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