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일 비해 69명 감소, 검사 적고 양성률도 0.77%···1주간 하루 평균 434명 확진자
감염병 전문가 “감소세는 아냐, 최대 변수는 변이 바이러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46명으로 집계됐다. 1주일 만에 300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증가세가 이어지는 데 무게중심을 뒀다.   

2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46명이다. 지난 16일(363명) 이후 1주일 만에 300명대를 기록했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331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15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9만9421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직전일(415명)에 비해 69명 줄었다. 올해 초 감소세를 보였던 신규 확진자 수는 설 연휴(2.11∼14) 직후 600명대까지 치솟았다가 300∼400명대로 내려왔으나 불안정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일별 신규 확진자는 469명→445명→463명→447명→456명→415명→346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400명대를 기록했다.

1주간 하루 평균 434명꼴로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약 417명이다. 직전일 기준(420명)보다는 3명 줄었지만 여전히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에 속해 있다.

특히 이날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로 내려간 것과 관련, 감염병 전문가들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 코로나 확산 추세가 감소세가 아니라는 점에 공감했다. 또 향후 증가세가 이어지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월요일이나 화요일 확진자 숫자가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오는 24일 이후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어제 검사 건수는 4만5026건으로 평일 기준 다소 적었으며 양성률도 0.77%를 기록해 직전일 1.78%나 누적 양성률 1.34%에 비해 낮았다”고 지적했다. 양성률은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비율이다. 즉, 다른 평일에 비해 검사 건수가 다소 적었으며 양성률도 낮아 확진자가 적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최근 추세는) 정체기에서 약간 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사람들 접촉이나 모임이 늘고 이동량도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가장 우려되는데 특히 브라질발이 중요하다”며 “브라질에서 미국을 거쳐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집단감염 없이도 최근 400명대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 불안한데 향후 500명 돌파 가능성이 있다”며 “코로나19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월요일에는 주말 효과가 일부 남아 확진자 숫자가 줄은 것으로 보인다”며 “수요일 이후 상황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주 코로나 확산세가 증가했다”며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한 상황에서 만약 겨울이었다면 확진자가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들 경각심이 다소 떨어진 상황에서 기온마저 낮았으면 확진자가 늘었을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코로나 감소세는 아니며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에 고착화된 아슬아슬한 시점”이라며 “향후 고착화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00명대 신규 확진자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22일은 월요일이라) 주말 효과가 남은 경우”라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최근 주말에도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를 유지하는 데는 변이 바이러스 전파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최근 추세를) 증가세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민들 활동량과 이동량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오는 26일 정부가 발표할 방역정책이 궁금하다”면서 “당초 정세균 국무총리가 언급했던 신규 확진자 200명대는 말도 안 된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유럽과 브라질, 인도 지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라며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 국가는 감염 위험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300명대 확진자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최근 코로나 확산 추세를 혼조세로 보고 있다”며 “당분간 확진자 300-400명대를 유지하거나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감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 증가세를 강조하는 것은 실제 흐름 외에도 어떤 요인이 발생하면 급속하게 폭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신규 확진자 숫자만으로 현 추세를 판단하는 우를 범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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