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 재개···與, 후보 선정·청문회 등 ‘속도전’ 예고
野 “법 공포 전 소집 응하지 않겠다”···공수처장 후보 청문회서 맹폭 전망도
각각 5표씩 받은 김진욱·전현정 등 물망···국민의힘 “원점에서 재추천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가결되자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우여곡절 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재가동된다. 이에 따라 여당은 공수처장 후보 결정과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 속도를 내 내년 1월 공수처가 출범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동시에 공수처 출범에 여전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또한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 전현정 변호사 등에 대해서도 “이미 비토된 후보”라고 밝혀 향후 해당 사안을 둔 여야 간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2시에 공수처장 후보 선정을 위한 5차 회의를 조재연 추천위원장이 자체적으로 소집했다고 밝혔다. 추천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공수처장 후보를 최종 낙점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장 후보는 지난 4차례 회의에서 어느 정도 추려졌고,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공포·시행된 만큼 야당의 ‘비토권’도 완화된 만큼 공수처장 후보 선정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7명의 추천위원 중 야당 몫 추천위원 2명이 반대를 하더라도 공수처장 후보 선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야당 몫 추천위원의 표를 제외한 5표씩을 각각 받은 김진욱 선임연구관(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전현정 변호사(법무부 추천) 등 2명의 인사가 후보로 최종 낙점될 것으로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첨예한 갈등이 있었던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김진욱 선임연구관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천위원회가 이번 주 내로 공수처장 후보 선정 작업을 마무리질 것으로 보고,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연내 실시될 수 있도록 서둘러 준비 작업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는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공수처장 임명절차 등이 신속 진행되길 바란다.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검사를 위해서라도 검찰 조직의 안정에도 노력해야겠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또한 “공수처는 검찰개혁에 대한 민주적 견제와 균형장치로 작동할 것”이라며 “추천위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반면 야당은 여당의 ‘속도전’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우선 추천위원회 회의에 야당 몫 추천위원이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추천위원 사퇴, 추천위원 재임명 등으로 지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이헌 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야당 몫 추천위원)은 “어제(15일) 늦게 국회 공수처장후보 추천위 실무지원단에서 이번 주 금, 다음 주 월,화 회의 참석 가능여부에 관한 문자를 받았다“며 ”이에 야당 추천위원들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개정 공수처법의 공포, 시행 이전에는 소집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이에 응답하지 않고 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야당 몫 추천위원들은 추천위원회 의결 무효 확인 및 집행정지 소송 제기, 공수처법 위헌법률심판 제청 청구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권이 검찰 무력화와 함께 공수처의 사유화를 기획한다”며 “자신들이 점지해 놓은 사람을 공수처장으로 앉혀 자신들을 향한 불법 부정 비리 수사를 중단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공수처를 출범시켜 정권 핵심 인사 관련 수사 무마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민의힘은 공수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김진욱 선임연구관, 전현정 변호사 등에 대해서도 이미 야당에 의해 비토된 후보인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공수처장 후보군 자체를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은 한명관 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최운식 변호사(법원행정처 추천) 등을 포함한 추가 인사들을 대상으로 여야 합의를 거쳐 공수처장 후보가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추천위원회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패싱’되며 공수처장 후보가 선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강하게 저항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면 보이콧, 장외투쟁 등이 검토되고 있고,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맹폭’을 통해 낙마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본회의에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위선정권 막장정치 민주당에 경고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본회의에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위선정권 막장정치 민주당에 경고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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