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 점포, 지난 8월 18일부로 영업 종료···버거킹 “경영 전략 차원”
높은 임대료에 코로나19로 인한 외식업 침체까지···핵심상권서 부는 찬바람
코로나19 이후 홍대입구역 승차인원 감소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 위치했던 버거킹 매장이 지난 8월 영업을 종료했다. /사진=박지호 기자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인근에 위치했던 버거킹 매장이 지난 8월 영업을 종료했다. / 사진=박지호 기자

버거킹 홍대역점이 최근 영업을 종료했다. 젊은층이 몰리면서 소비 1번지 역할을 하고 있는 홍대 매장 문을 닫은 것이다. 2년 전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대형 패스트푸드점이 신촌과 홍대 상권에서 철수한 것과 같은 그림이 다시금 연출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핵심 상권인 홍대의 높은 임대료와 햄버거 전문점 간 경쟁 심화, 올해 외식 시장을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이 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거킹 홍대역점은 지난 8월 18일부로 폐점했다. 이번 버거킹 폐점이 주목받는 이유는 해당 매장이 강북 핵심 상권인 홍대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총 두 개 층으로 운영됐던 버거킹 홍대역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입구역 9번 출구와 인접했다. 9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KFC를 지나 홍대 걷고싶은거리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만남의광장 역할을 해오기도 했다. 

이처럼 홍대입구역은 지하철 2호선과 공항철도역이 지나는, 강북 유동인구 1위 상권이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몰려있어 국내 유통업계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열 때 선호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버거도 지난해 홍대에 1호점을 열었고, 최근 미샤도 미샤플러스 1호점을 홍대에 개점했다. 애경그룹이 운영하는 유통계열사인 AK플라자도 홍대 애경타워에 AK&홍대 쇼핑몰을 개점했다. 이처럼 상권 대표성이 짙은 홍대에서 매장을 정리하는 건 그래서 의미가 크다.

대형 외식 브랜드의 홍대 상권 탈주는 최근 들어 발생하는 일이 아니다. 지난 2018년 롯데리아도 10년을 지키던 홍대 매장을 폐점했고, 같은해 맥도날드도 20년간 운영했던 신촌점 문을 닫았다. 지난해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폴바셋은 상반기 홍대 매장을, 하반기 이대역 인근 매장을 폐점했다. 

버거킹 관계자는 폐점 배경에 대해 “운영효율화를 위한 경영 전략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버거킹은 최근 400호점을 돌파하는 등 매장수는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외식 브랜드들이 대형 상권인 홍대~이대 상권을 정리하고 떠나는 이유로는 계약만료, 높은 임대료 등이 꼽힌다. 다만 업계에서는 홍대 상권의 높은 임대료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인한 외식 산업 침체도 폐점을 부추긴 원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매장이 임대로 들어가기 때문에 건물주와의 계약문제가 얽혀 있을 경우 사정에 따라 언제든 매장을 철수할 수 있다”면서도 “올해는 상황이 특히 어렵다. 임대료는 고정인데 매출이 떨어진다면 수익성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영업을 지속시킬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학가인 이들 상권의 특성상 코로나19로 개강이 밀리면서 주변 음식점이 겪는 매출 타격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홍대~신촌~이대로 이어지는 상권의 유동인구는 코로나19 전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제공하는 1~7월 역별 승차인원 자료를 살펴보면, 코로나19가 국내서 확산하기 이전인 지난 1월 홍대입구역 2호선 승차인원은 230만명인 반면, 7월 승차인원은 이에 비해 32.6% 줄어든 155만명에 그쳤다. 전년도인 2019년 7월 홍대입구역 승차인원과 비교하면 37.2% 감소했다.  

2호선 신촌역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7월 신촌역 승차인원은 98만명으로 지난 1월 129만명보다 24% 감소했다. 2019년 7월과 비교하면 32.8% 줄어들었다. 이대역도 1월 승차인원 대비 7월 승차인원은 28.2%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41%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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