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둘 다 비슷한 행보 전망 무게…재계 “권오준 사임으로 황창규 사퇴 압박 심해질 듯”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세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황창규 KT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권 회장이 사퇴했다는 점과 현재 황 회장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게 정치권 및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긴급이사회를 통해 사임을 표명했다. 권 회장은 이날 사임을 표한 뒤 기자들에게 “더 열정적이고 젊고 유능한 사람에게 경영을 넘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 사임과 더불어 재계는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황 회장과 권 회장이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닮은 행보를 이어왔다. 우선 문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 임명 수장으로서 연임에 성공한 점, 실적을 바탕으로 사퇴 압박을 이겨나가고 있었다는 점이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권 회장이 돌연 사퇴함에 따라 황 회장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권 회장은 전 정권과의 연관성이 황 회장보다 옅었음에도 사임을 했다”며 “정치권 로비로 수사까지 받고 있는 황 회장은 이번 일로 더 사퇴압박을 버티기 힘들어 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권 회장 사임과 황 회장의 행보는 독립변수가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권 회장의 사퇴와 관련, 황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사람의 운명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황 회장은 KT가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건네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권 회장의 사임표명 몇 시간 전까지 그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20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 수사는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황 회장으로선 계속해서 수사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경찰이 황 회장 불법정치자금 수사에 대해 성역없이 원칙대로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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