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둘 다 비슷한 행보 전망 무게…재계 “권오준 사임으로 황창규 사퇴 압박 심해질 듯”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세간의 관심이 자연스럽게 황창규 KT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권 회장이 사퇴했다는 점과 현재 황 회장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게 정치권 및 재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권 회장은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포스코 긴급이사회를 통해 사임을 표명했다. 권 회장은 이날 사임을 표한 뒤 기자들에게 “더 열정적이고 젊고 유능한 사람에게 경영을 넘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권 회장 사임과 더불어 재계는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황 회장과 권 회장이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닮은 행보를 이어왔다. 우선 문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도 불구하고 전 정권 임명 수장으로서 연임에 성공한 점, 실적을 바탕으로 사퇴 압박을 이겨나가고 있었다는 점이 비슷하다.
이런 가운데 권 회장이 돌연 사퇴함에 따라 황 회장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T사정에 정통한 정치권 고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권 회장은 전 정권과의 연관성이 황 회장보다 옅었음에도 사임을 했다”며 “정치권 로비로 수사까지 받고 있는 황 회장은 이번 일로 더 사퇴압박을 버티기 힘들어 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어 “권 회장 사임과 황 회장의 행보는 독립변수가 아니라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이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권 회장의 사퇴와 관련, 황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사람의 운명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이야기다.
황 회장은 KT가 국회의원들에게 불법정치자금을 건네는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권 회장의 사임표명 몇 시간 전까지 그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20시간 동안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특히 이번 수사는 정치권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황 회장으로선 계속해서 수사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경찰이 황 회장 불법정치자금 수사에 대해 성역없이 원칙대로 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치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