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배기가스에 엄격해지는 유렵연합…"철저한 대비 필요"

 

독일 환경청이 지난 4월 실시한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검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기아자동차의 중형 세단 K5. / 그래픽 = 디자이너 조현경

기아자동차 중형세단 K5(수출명 옵티마 1.7) 디젤 차량이 독일 환경청의 배기가스 배출 검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폴크스바겐이 배출가스을 조작하는 사건이 불거진 이래 상당수 유럽 도시들이 디젤차의 시내 진입을 금지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기아차 유럽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한다.

 

유로 기준은 디젤차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가 시행하는 규제다. 현재는 2014년 도입된 유로-6가 시행중이며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주행거리 1㎞ 80㎎. 2009년부터 2014년 사이에 생산된 자동차들에 해당하는 유로-5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주행거리 1  180. EU9월부터는 실험실 결과가 아닌, 실제 주행 시 배기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는 유로-6 c 도입을 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실험실 배출 결과만 놓고 배출 기준이 정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환경청은 지난 4월 독일에서 판매되는 52개 디젤 자동차 모델에 대해 실제 도로주행 배기가스 배출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그 중 27개 모델은 유로-5 기준에, 25개 모델은 유로-6 기준에 해당됐다. 환경청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모델들이 유로 기준이 제한하는 질소산화물 기준치를 몇 배나 초과했다. 당시 환경청은 시험에 활용된 자동차 회사와 모델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은 지난달 31일 환경청 검사차량 중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심한 12종을 밝혔다. 이 모델 중 K5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K5는 도로주행 시 질소산화물 1383㎎을 배출했다. 12 차종 중 두번째로 많았다. K5보다 배출량이 많은 모델은 피아트의 도블로 1.6이다. 이 차량은 주행거리 11483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이번 실험 결과로 인해 기아차는 독일 내 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출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독일 슈트트가르트시는 2018년부터 유로-6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동차의 운행금지 결정을 내렸다디젤차 배출가스에 민감해지는 만큼 이번 결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럽 협의회(European Commission)는 오는 9월부터 적용되는 유로-6 c를 놓고도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엘츠비에타 비안코우스카(Elzbieta Bienkowska) 유럽 협의회 산업부 위원은 유로 기준을 통과한 모델에 대해서도 5년마다 재검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독일 환경청이 실시한 검사는 시험적 측면이 강했다당분간 질소산화물 배출량 기준치의 2배 정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초과한다면 판매가 금지당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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