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수입 급증으로 3월 상품수지 흑자 줄어…사드 보복에 중국 관광객 감소로 1분기 여행수지 적자 확대

3월들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과 수입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지만 수입이 수출보다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서비스 수지는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가 겹치면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7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월 경상수지는 59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는 2012년 3월부터 61개월 연속으로 최장 기간 흑자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3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105억5000만달러)보다 46억2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1~3월) 경상수지 흑자(169억1000만달러)도 지난해(253억5000만달러)보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큰 폭으로 축소됐다. 3월 상품수지는 9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8억4000만달러 대비 23.6% 줄었다. 상품수지 감소는 수출 증가폭보다 수입 증가폭이 더 확대된 영향이 컸다. 3월 수출은 반도체와 화학제품 위주로 증가하면서 503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8% 증가했다. 3월 수입은 40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5%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늘어난 것도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축소시킨 요인이었다. 3월 서비스수지는 32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9억2000만달러 적자보다 23억5000만달러 적자폭이 확대됐다. 서비스수지를 분기 기준으로보면 올해 1분기 88억6000만달러 적자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를 구체적으로 보면 여행수지가 지난해 3월 5억9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13억5000만달러 적자로 규모가 확대됐다. 기술무역, 전문경영컨설팅 등이 포함되는 기타사업서비스도 지난해 3월 7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3월 10억3000만달러 적자로 크게 증가했다. 서비스 수지 적자 폭을 메워왔던 건설 부문이 지난해 3월 8억50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3월 5억7000만달러로 감소한 것도 서비스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상품수지의 경우 수출이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였지만 동시에 석유 관련 제품의 수입 규모가 커지면서 흑자폭이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고 내국 관광객의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를 구성하는 본원소득수지도 적자를 보였다. 본원소득수지는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과 외국인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차액을 의미한다. 3월 본원소득수지는 5억9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8억7000만달러보다는 적자폭이 줄었다. 이는 배당지급 감소 등으로 배당소득 수지 적자가 지난해 3월 12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8억5000만달러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전소득수지도 1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5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적자폭이 줄었다. 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1분기 8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1분기 8억2000만달러 적자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전소득수지는 해외교포가 국내의 친척 등에 보내는 송금과 해외 동포 등으로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자금 등의 차이를 말한다.

한편 금융계정은 올해 3월 60억달러로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폭은 지난해 같은 달(120억4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세부적으로 직접투자부문은 내국인 해외 직접투자가 26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31억6000만달러 증가를 기록했다. 증권투자 역시 내국인의 해외투자와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각 94억3000만달러, 70억4000만달러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면서 1분기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한산해진 인천국제공항. / 사진=뉴스1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