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 D램 가격하락 원가절감으로 대응
마이크론, 적자 반전...D램 가격하락 직격탄
D램 시장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1분기 적자로 돌아서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국내 업체 실적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제기되지만 이는 기우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올 1분기(미국 회계연도 2분기, 2015년 12월~2016년 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29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분기 만에 100만 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마이크론 실적 하락은 D램 가격 하락에 기인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4년 11월을 기점으로 D램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 역시 이 같은 추세에 자유로울 수 없지만 기술력 차이 때문에 마이크론보다 상황이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10나노 후반대, SK하이닉스는 20나노 초반 대 양산 비중을 늘리고 있어 마이크론보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다”며 “국내 업체들 역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지만 마이크론처럼 직격탄을 맞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선 원가를 줄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반도체 원가를 줄이기 위해선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원형 판)에서 최대한 많은 칩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기술력으로 최대한 칩 크기를 작게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 업체의 기술이 마이크론에 비해 월등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찍이 공정 전환에 나서 마이크론보단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
특히 최근 세계최초로 18나노 대 D램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마이크론에 비해 기술력이 2년 앞선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는 18나노 D램 비중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올 1분기에도 가장 적은 실적 하락폭을 보일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하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영업이익률을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는 경쟁사들보다 하락폭이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점유율은 마이크론 감소폭만큼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3등분 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 한 업체의 점유율이 하락하면 다른 업체들은 올라가는 패턴을 보인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모바일 D램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58.2%, SK하이닉스 26.1%, 마이크론 14.3% 순이다.
다만 업계에선 마이크론이 시장에서 밀려나게 될 경우 뒤에서 군침을 흘리고 있는 중국기업이 적극 인수에 나서게 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마이크론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면 주주들이 마이크론 지분을 중국에 넘길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