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률 극과 극…쏠림현상 심화

일부 지역선 웃돈 바라고 청약했다간 낭패 볼 수도

2016-04-04     노경은 기자
지난해 서울 성동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 사진=뉴스1

 

 

최근 아파트에도 기호에 따른 선호도가 크게 엇갈리며 청약률이 사업장 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 열기가 지난해보다 식으면서 입지를 비롯한 조건을 보수적으로 살피는 수요자가 늘어난 때문이다. 광역시 이상 대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순위 청약마감을 무난하게 달성한 반면, 지방의 중소도시 청약률은 1 대 1을 밑도는 곳도 상당수인 것으로 집계됐다.

 

4일 금융결제원 인터넷 주택청약 사이트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3월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약 50여 곳이다. 이 가운데 3순위까지 주인을 찾지 못한 미분양 아파트는 총 19개 사업장이다.

 

청약률은 지역별 편차가 컸다.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 광역시 이상 대도시에서 지난달 분양한 아파트는 청약성과가 좋았다. 특히 학군이나 조망권 등 입지 특색이 뚜렷한 사업장은 수십,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내기도 했다.

 

서울은 재건축으로 인한 소멸가구는 많고 신규 아파트는 적은 탓에 대다수 분양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강남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는 3.3제곱미터 당 4000만 원을 웃도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평균 33.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59A 타입은 최고 67:1을 기록하며 3월 분양한 서울 내 타입 가운데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광진구 구의동 래미안파크스위트(12:5:1), 은평구 진관동 은평스카이뷰자이(13.2:1), 은평구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11.7:1) 등이 모두 10:1을 웃도는 청약률을 보였다.

 

부산에서는 지역 부촌이라 불리는 해운대구 우동에 짓는 동원비스타가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84D타입의 경우 272: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아직 부산  주택시장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평균 경쟁률 역시 86.7:1로 인기가 높았다. 그동안 대형 평형이 주를 이룬 우동 마린시티 단지에서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아파트가 나와 관심을 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곳은 집안 네 방향에서 해운대 바다나 인근 장산이 보이는 등 뛰어난 조망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동래구 낙민동 리인타워(최고 101:1), 기장군 정관읍 가화만사성 더 테라스2(최고 239:1)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일부 중소도시 사업장에서는 10명의 청약자도 채우지 못한 곳도 나왔다. 군산 대명동 메트로타워차의 경우 전체 942가구 모집 중 단 2가구만 청약했다. 경주 천북지구 휴엔하임 퍼스트 59제곱미터는 368가구 모집에 249가구가 미달했다. 광주 용산동 다보애 주상복합도 총 44가구 모집에 청약자는 8명에 그쳤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거나 불경기에는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부동산 시장의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수요자들이 이른바 될만한 지역에만 청약을 넣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지방의 경우 최근 2~3년 간 공급이 많아서 실수요 여력이 소진된 영향도 적지 않다지금까지는 수도권 지역은 수요가 받쳐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