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사외이사, 세무관료출신 '약진'
삼성·현대차 등 주요 그룹일수록 관료출신 선호…전체적으로는 전문가 그룹 비중 상승
올해 30대 그룹이 새로 사외이사를 선임하며 관료 출신은 줄이고 재계·학계 등 전문가 그룹 비중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료 출신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세무당국 출신 인사들은 약진했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30대 그룹 94개 상장사에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125명 중 51명(41.8%)이 관료 출신이었다. 교수 등 학계는 34명(27.2%), 재계 출신은 20명(16%)이었다.
관료 비중은 지난해 47.2%(127명 중 60명)에 비해 다소 낮아지며 올해 신규 선임이사 비중에서 학계·재계 등 전문가 그룹에 뒤졌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전문가 그룹이 전체 사외이사 중 80%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규 선임된 관료 출신들을 기관별로 보면 청와대·법원·검찰·세무당국 출신이 70% 가까이 됐다. 특히 세무당국의 약진이 돋보였다. 국세청·관세청 출신은 지난해 6명에서 올해 11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청와대 출신은 지난해 21명에서 올해 12명으로 급감했다.
30대 그룹 전체적으로는 관료 출신 선임 비중이 다소 감소했지만 주요 그룹에선 오히려 그 비중이 높아졌다. 신규 선임 이사 중 관료 출신이 가장 높은 기업은 동부였다. 동부는 신규 사외이사 2명을 모두 관료 출신으로 선임했다.
현대자동차는 5명 중 4명을, 삼성은 9명 중 7명을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또 롯데는 14명 중 10명, 두산은 7명 중 5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이들 그룹 중 두산을 제외하곤 관료 선임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신규 선임 사외이사 중 관료 출신이 없는 그룹도 다수 있었다. SK는 신규 사외이사 7명 중 관료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포스코, 한진, 금호아시아나, 대림도 관료 출신을 선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