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불황에 동부제철 매각 난항

"기존 철강업체 인수 어려울 것"

2016-01-11     황건강 기자
동부제철 당진공장 전경 / 사진=동부제철

동부제철 매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전망이 부정적이라 주요 인수후보들이 투자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부제철 매각을 진행중인 노무라증권과 KDB산업은행 M&A실은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주요 인수후보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했지만 강력한 인수의사를 보이는 후보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부제철은 냉연강판과 각종 표면처리강판을 생산하는 철강 전문회사다. 자회사로는 동부당진항만운영과 동부인천스틸 등이 있다.

 

동부당진항만운영은 동부제철에서 물적분할돼 2013년 11월 설립된 회사다. 과거에는 동부제철이 영위하던 사업이었으나 유동성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분할했다. 그러나 매각에는 실패했다.

 

동부인천스틸은 2014년 5월 1일 동부제철로부터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칼라강판과 강관 등을 생산하는데 상대적으로 설비가 노후됐다. 수익성 역시 떨어지기 때문에 이미 철강업을 영위하고 있는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는 매력이 떨어지는 자산이다.

 

동부제철 당진공장은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있는 공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료투입부터 제품 출고까지 공정 자동화가 적용됐다. 연간 냉연강판 130만t, 용융아연도금강판 72만t, 전기아연도금강판 15만t, 주석도금강판 20만t을 생산하고 있다.

 

문제는 강판 생산을 포함한 업황 전반이 부진하다는 점이다. 철강 업계는 지난 2011년 이후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데다 주요 철강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공급과잉에 빠져 있다.

 

올해도 철강 업계엔 공급과잉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방산업인 건설, 조선, 자동차 산업 전망도 밝지 못하다. 지난해 전세계 철강재 공급과잉 규모는 1억톤이 넘는다. 특히 중국과 한국, 일본이 위치하고 있는 동북아시아 지역은 전세계에서도 공급과잉이 가장 심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투자에 나서기 쉽지 않다. 포스코는 이미 2017년까지 국내외 자회사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라는 강력한 캡티브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도 추가투자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글로벌 차량 판매 목표를 창립 이후 처음으로 낮춰 잡았다.

 

동국제강은 여전히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을 합병했고 후판사업을 구조조정하면서 포항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여기에 본사사옥을 매각했다. 그래도 수익성 개선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철강 시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 철강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동부제철이 지난해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의외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