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전문가 "한은 기준금리 당분간 동결 예상"

"한국 경제 금리 상승 여건 아냐"

2015-12-17     이준영 기자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한국 기준금리는 당분간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 연준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를 거쳐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에서 0.25%~0.50%로 올렸다. 연준은 2006년 6월 이후 9년여만에 금리를 올렸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금리를 높였지만 한국은행이 바로 금리를 따라 올리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완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 경제가 금리를 올릴만큼 좋은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도 내놨다.

문홍철 동부증권 채권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렸으나 한국은 상당 기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다. 곧바로 미국을 따라 올릴 필요 없다"며 "한국이 금리를 올리는 데 중요한 요소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다.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내년 금리를 25bp씩 두번 더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완만한 수준이다"고 덧붙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상반기 동안은 금리 동결로 갈 것"이라며 "기준금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기모멘텀이다. 한국의 경제 상황은 금리를 올릴 만큼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은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경기부양 스탠스가 더 필요하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이다. 내년까지 75bp정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금리 1%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윤석천 경제평론가는 "1166조원의 가계부채 때문에 한국도 어쩔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내년 1%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면 우리도 최소한 1%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가계가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동안 통화정책을 통해 가계부채를 늘렸기 때문에 금리 정책이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은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채권 담당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년 3, 4월에 내릴 것으로 예측한다"며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내년 봄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한다. 한국도 수출 경쟁력을 위해서 금리를 따라 내려 환율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한국의 경제 체력은 다르다"며 "한국은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중이고 내년 내수도 기업구조조정에 따라 부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