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리스크 미국발의 5배

LG경제연구원 주장

2015-10-29     원태영 기자
자료=LG경제연구원 제공

중국 경제 경착륙 가능성이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 수요 감소 시 한국 기업이 받는 피해는 미국 수요 감소보다 5배 가량 더 클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이철용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8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그 동안 중국 정부가 잘 다뤄왔던 문제들과는 성격이나 난이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의 경착륙 후 저성장 단계 진입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자료=LG경제연구원 제공

◇중국발 리스크, 미국발의 5배 위력

그는 중국 경제 경착륙이나 경기침체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중국 수입 시장 점유율 1위인데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긴밀한 국제분업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투입·산출 통계를 토대로 미국에서 100단위 수요 감소는 한국의 부가가치를 0.2단위 감소시키나 중국 100단위 수요 감소는 한국의 부가가치를 1.0단위 감소시킨다고 추정했다. 중국 수요 변동의 영향이 동일 규모 미국 수요 변동에 비해 한국 경제에 5배 가까운 위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다.

미국과 중국 수출액의 GDP 대비 비율은 2003년에 중국과 미국이 5%대로 비슷했다. 하지만 2013년엔 중국이 11.2%로 미국(4.8%)의 2.5배 수준으로 커졌다.

한국의 대중 수출 비중도 25.4%로 세계 평균(10.4%)과 비교해 의존도가 높다. 실제 올 들어 중국 경제성장률이 7%대 턱걸이를 하면서, 지난 6월을 제외하고 대중 수출은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7%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기업,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대비해야

이 위원은 경기침체 시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중국은 위안화 절하를 단행했다. 이 경우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뿐 아니라 양국간 수출 경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자료=산업연구원 제공

산업연구원은 위안화 약세 때 한국 섬유, 철강, 일반기계, 정유, 가전의 대 세계 및 대중 수출이 모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섬유 산업은 위안화 절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이 섬유소재 현지조달을 확대하고 단가를 낮춰 한국 기업의 수출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세계 수출도 한국 주력 수출시장인 베트남 등 동남아나 선진국 모두 중국산 섬유제품의 잠식이 가속화할 것이란 게 산업연구원 주장이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 제조업은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기술·품질경쟁력이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와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국내 주력산업을 위협하고 있다”며 “여기에 더해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시행하면서 국내 주력산업의 수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