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카드 무료 교체 오락가락

일부 통신사 대리점, 유료라고 속이고 소비자에게 사라고 권유

2015-08-05     민보름 기자

원아무개씨(28·인천 서구 경서동)는 4일 고장난 휴대전화를 고치려 KT 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원씨는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소재 KT 본사 1층 서비스 센터를 찾았다. 서비스센터는 만원이었다.  40분 이상 대기하다 서둘러 인근 대리점으로 옮겼다. 직업상 통화가 많은 지라  마음이 급했다.

대리점 서비스 직원은 유심(USIM)카드 고장이라며 새로 사라고 권했다. 새 유심 카드 값은 8800원이었다. 휴대전화는 구입한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원 씨는 결국 대리점에서 유심카드를 사야했다. 대리점 직원은 고장난 유심카드에 대한 보증 정책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원 씨는 나중에 대리점 직원이 거짓말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KT 콜센터 직원은 구입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고장난 유심 카드는 교환해준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상당수 통신사 대리점이 소비자에게 이를 안내하지 않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선 점원이  “유심은 원래 보증이 안된다”면서 8800원에 사라고 권했다.

다른 대리점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대리점에선 9900원을 부르기도 했다. 유심카드를 무료로 교환해주는 정책이 있지 않냐고 물었더니 점원은 자신들도 사서 끼운다고 답했다.

소비자가 유심카드 무료보증 정책을 알아도 급하게 교체하긴 쉽지 않다. 본인이 휴대전화를 개통한 대리점이나 본사가 운영하는 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또 유심카드 이상이 제품 불량 탓인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지점에선 고장이 가입자 과실이 아니라는 근거가 있어야 무료로 유심카드 교체를 받을 수 있다. 대리점에서 카드 리더기로 입력된 기록을 확인하고, 불량 유심을 공단말기에 끼워보거나 다른 유심을 휴대폰에 꽂아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불량 여부를 판별한다.

유심카드 교체 서비스는 본사가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 이동통신 3사 약관엔 유심카드 보증 관련 내용이 없다. SK텔레콤 이용약관엔 해외에서 로밍 서비스하다 유심카드를 분실할 시 회사에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조항이 있을 뿐이다.

KT 관계자는 “본사차원에서 따로 유심카드 보상정책은 없다”면서 “서비스 센터나 일부 대리점에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해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