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개선···"반도체 슈퍼사이클·소비 회복 영향"
제조·비제조 동반 개선···수출·대기업-내수·중기 온도차 "환율 상승 등 부담 여전···기준치 밑돌아 낙관 어려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이번달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지속되면서 제조업 업황이 개선됐고 비제조업도 소비 심리 회복에 상승 흐름을 보였다. 다만 수출·대기업이 개선된 데 비해 내수·중소기업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며 온도차를 나타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1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에 따르면 이달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1로 전월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다음달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91.1로 전월과 동일했다.
CBSI는 기업 심리의 종합적 판단을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산출한 심리지표로 지난해 6월부터 신규 편제됐다.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제조업 기업 심리지수는 92.7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올랐다. 제품 재고, 업황 등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은 전월 대비 2.3포인트 오른 91.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92.5 )이후 최고다. 자금사정과 채산성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다만 규모와 형태별로 대조를 보였다. 대기업은 95.8로 전월대비 0.7포인트 올랐지만 중소기업은 88.7로 0.5포인트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98.3으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내수기업은 89.6으로 0.7포인트 빠졌다.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제조업 실적은 전자·영상·통신장비, 금속가공, 석유정제·코크스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AI(인공지능) 산업 활성화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세, 조선사 및 해상풍력 발전소 관련 수주 증가, 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 마진 증가 등의 영향이다.
비제조업 실적은 도소매업, 정보통신업, 운수창고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도소매업은 의약품과 농산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정보통신은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운수창고업은 국제운임 반등과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유류비 감소에 기인했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기업심리 모두 전월 대비로는 올랐지만 아직까지 장기평균을 하회하면서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들이 자금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타기계장비 업종에서 자금사정 전망이 크게 악화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