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독자결제망’ 구축 통해 실적 반등할까

우리카드 3분기 순이익 전년比 24.3%↓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연체율 최고 수준 독자결제망 구축 실효성 의문···우리카드 "차별화된 경쟁 기반 마련 중"

2025-11-25     김태영 기자
우리카드 당기순이익 추이(3분기 누적 기준).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우리카드 순이익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진행 중인 독자결제망 구축 성과가 실적 반등까지 연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무엇보다 우리카드 연체율은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인 만큼 개선세가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데, 독자결제망 도입 효과의 핵심인 비용 절감만으로 건전성 지표가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카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지배주주순이익은 10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02억원)과 비교해 24.3% 감소했다. 비용 확대와 충당금 적립 강화가 동시에 반영되며 조정 흐름을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3분기 단일 실적은 조정 폭이 더 컸다는 평가다. 지배주주순이익은 3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7% 감소했다. 순영업수익은 2438억원으로 4.8% 줄었다. 고금리 환경에서 카드론·수수료 기반 수익의 성장성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대손비용과 판관비 증가가 단기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용 항목은 증가 폭이 뚜렷했다. 3분기 대손비용은 1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늘었고 판관비는 800억원으로 12.5% 증가했다.

건전성 지표는 더욱 악화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비율은 모두 전년 동기 보다 0.02%포인트, 0.01%포인트씩 올랐다. 특히 올해는 매분기 연체율이 1.80% 안팎에서 고착화되며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카드 연체율은 2021년 말(0.65%)까지 0%대를 유지했지만 2022년 말 1.20%로 올라선 뒤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대출자산(카드론·현금서비스) 비중이 높아 건전성 관리에 취약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신용카드 자산에서 대출이 차지한 비중은 3분기 말 기준 37.0%로 지난해 말 31.6%에서 5.4%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의 카드론 비중은 각각 24.2%, 24.8%, 26.0%로 나타났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각종 실적 지표가 악화되면서 우리카드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독자결제망 효과를 두고 시장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독자결제망 효과의 핵심은 비용 절감인데 오히려 비용이 확대되면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이후 독자결제망 도입을 논의해왔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독자가맹점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해, 2022년 3분기 독자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후 2023년 2월 독자가맹점 대상 자체 결제망을 구축했으며 같은 해 7월 독자 결제망을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올해 독자상품 풀라인업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유료 독자가맹점은 187만곳이며 일반 독자가맹점을 포함하면 240만곳을 넘어섰다. 독자카드 매출 비중도 1년 전 5.6%에서 올 3분기에는 21.5%로 확대됐다. 단기간 내 자체결제망 매출 비중이 빠르게 늘면서 BC카드 의존도 축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자체적으로 축적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더욱 디테일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효과에 있어 독자결제망 도입이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는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독자 카드를 출시하면서 가장 크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수익성 제고인데 뚜렷한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전성 개선 관련해서는 효과가 거의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지난 수년 간 독자 결제망 구축을 위해 노력을 이어 왔지만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표 악화가 지속되다 보면 오히려 우리카드 시장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카드 관계자는 "독자결제망 도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고 데이터 기반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핵심 인프라 구축"이라며 "차별화된 경쟁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 중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