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피스홀딩스, 재상장 후 급락...지주사 체제 전환 시험대

재상장 첫날 주가 28% 급락 “지주사 체제 의사결정·실행 장점” 시밀러·플랫폼 자회사 역량 강화

2025-11-25     최성근 기자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재상장 첫날 약세를 보이며 시장의 재평가 과정을 예고했다. 향후 기업가치 핵심 변수인 경영 방향, 신약과 플랫폼 사업 계획이 주목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 분할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을 자회사로 둔 바이오 투자 지주사다. 상장법인 분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의 상장은 재상장으로 분류된다. 

중심 업무는 자회사 사업전략 수립이 될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고 자금 배분 및 리스크 관리 구조를 정교하게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지주사 체제에 대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실행에 장점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고도화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바이오 기술 플랫폼 기반 신사업을 발굴하는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체제 전환 이후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도 힘을 싣는다. 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과 홍보활동을 강화한다. 분할 후 혼재된 기업가치를 명확히 제시하고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파이프라인 공개 시점도 재검토한다. 기존에는 임상 1상 진입 시점에 정보를 공개해 왔다. 앞으로는 이해관계자 요구와 정보 공개 투명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공개 방식과 시점을 재검토해 필요한 시점에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에피스넥스랩을 자회사로 둔 삼성에피스홀딩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재상장 첫날 주가는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삼성에피스홀딩스 주가는 61만100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우다 28.33% 떨어진 4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째인 이날 오전 9시 50분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전 거래일보다 5만5000원(12.54%) 내린 38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시장에서는 분할 신설 지주사가 재상장 초기 본질가치보다 수급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을 겪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로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 가치만 실적에 반영되는 구조다. 신설 자회사 에피스넥스랩의 미래 성장성은 아직 가격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단기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자체 신약 개발과 바이오 기술 플랫폼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 바이오시밀러 산업 전망은 긍정적이다. 2029년 이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특허 만료가 집중돼 있다. 미국 내 약가 인하 정책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채택 가속화도 예상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러한 시장 변화를 기회로 삼아 파이프라인을 현재 11종에서 20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듀피젠트, 트렘피야, 탈츠, 엔허투 등 고성장 시장을 겨냥한 후보물질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제약사 인투셀, 프로티나, 프론트나인 등과의 협력으로 신약개발 영역도 넓혀가고 있다.

에피스넥스랩은 바이오 플랫폼 개발에 주력한다. 확장성이 높은 요소 기술을 개발해 다수의 바이오의약품 후보 물질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펩타이드를 주목한다. 최근 당뇨, 비만 치료 시장에서 펩타이드 계열 약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면역질환, 항암제 분야로 기술이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플랫폼 기반 신약기술은 특정 약물이나 적응증에 제한되지 않고 여러 질환군으로 확장할 수 있어 중장기적 성장성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관계자는 “자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개발 방안을 목표하고 있다”며 “조기 기술이전 등 신규 수익원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