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반발 격화···SK오션플랜트 매각 성사될까

우선협상 시한 11월 말 다가오자 관심 집중 ‘지역 반대’ vs ‘모회사 재무 개선 필요성’ 충돌

2025-11-19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해상풍력 기업 SK오션플랜트의 매각 우선협상 시한이 임박하면서 실제 거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매각 반대 목소리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는 반면, 모회사 SK에코플랜트는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이해 충돌이 한층 격화된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오션플랜트의 사모펀드 매각을 두고 본사가 위치한 경상남도 고성군과 경상남도 등 지자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역 경제를 떠받쳐온 핵심 기업의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지역 사회 전반에 충격이 불가피하고, 그동안 추진해 온 각종 지원과 협력도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반발 기류는 SK오션플랜트의 매각 우선협상 기간이 끝을 향해 갈수록 더욱 거세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9월 초 디오션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본실사와 계약 협상 기한을 10월 말로 잡았다. 그러다 10월 말 상호 협의를 거쳐 이를 11월 말까지 한 달 연장했고 다음 주면 이 기간도 끝이 난다.

경상남도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SK오션플랜트의 사모펀드 매각에 공식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경상남도는 해상풍력·조선업 경험이 없는 사모펀드가 회사를 인수할 경우 약 500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고성군 양촌·용정 기회발전특구 사업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수익률을 우선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고용 승계와 협력업체 계약 유지가 불투명해지고, 지역 조선·해상풍력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는 지난 6월 SK오션플랜트가 약 1조원 투자와 3600개 일자리 창출을 제시한 고성군 동해면 양촌·용정 지역을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SK오션플랜트 매각을 반대하는 이들은 SK오션플랜트의 이 같은 약속이 깨질 수 있고 특구 사업도 불확실성에 놓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반대로 SK에코플랜트는 재무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SK오션플랜트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SK에코플랜트의 3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6조원 수준으로 현금성 자산인 1조1868억원을 제하면 순차입금만 4조8000억원을 넘어선다. 3분기 누적 이자비용은 2951억원으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인 3663억원에 육박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7월 미국 블룸에너지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4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높은 차입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SK오션플랜트의 예상 매각가가 약 4700억원으로 거론되는 만큼,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선 추가 유동성 확보와 비핵심 자산 정리를 위해 SK오션플랜트 매각 필요성은 여전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오션플랜트 매각이 실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매각 이슈 불확실성 해소가 임박했다”며 “베이스 시나리오는 매각 무산”이라고 밝혔다. 

DS투자증권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디오션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했던 사모펀드도 이탈하면서 결속력도 약해진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SK에코플랜트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오션플랜트 매각 논의가 지속되어온 만큼 현시점 매각 여부를 단정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봤다.

SK오션플랜트 야드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이 제작되는 모습. / 사진=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