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젬백스’, 임상 논란에 유상증자 철회까지 ‘삼중고’

2상서 안전성 인정, 유효성 미입증···젬백스 “3상 준비” 유증 철회, 사모로 확충···3상 착수 시 임상 자금 필요   당국 세무조사도 현안···업계 “시장 우려 있다” 

2025-11-12     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젬백스앤카엘이 최근 임상 논란에 이어 유상증자 철회 등 악재가 잇달아 발생,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젬백스앤카엘은 대표적 파이프라인인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후보물질 ‘GV1001’의 글로벌 2상 임상에 대한 최종 결과 보고서를 최근 수령했다. 이번 글로벌 임상 2상 결과는 안전성은 인정받았지만 유효성은 입증하지 못한 것이 핵심으로 분석된다. 이에 이번 임상을 성공으로 볼 것인지 실패로 볼 것인지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우선 임상 1차 평가지표 중 하나인 안전성에서 GV1001은 모든 용량 투약군에서 위약군 대비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GV1001은 알츠하이머병 항체 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대표적 부작용인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이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 반응, 중대한 이상 반응 등 안전성 지표를 통해 임상 표준에 부합하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입증했다는 것이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반면 또 다른 1차 평가지표인 알츠하이머병 평가 척도(ADAS-cog11)에서는 위약군 대비 투여군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ADAS-cog11은 환자 인지 기능 변화를 측정한다. 유효성을 입증하는 지표 중 하나인 것이다. 이번 임상시험 52주 차 ADAS-cog11의 최소제곱평균값 변화량은 GV1001 0.56mg, 1.12mg 투약군에서 각각 4.14점, 4.31점으로 위약군 4.30점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0.56mg: P=0.8989, 1.12mg: P=0.9918).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젬백스앤카엘이 GV1001 글로벌 임상에 공을 들인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하지만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 일부 파악되는데 단순하게 성공이나 실패 차원으로 언급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글로벌 임상과 별도로 중기에서 말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2상 에서는 중증장애점수(SIB)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며 위약대조군 대비 인지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글로벌 임상에서 질병 정도를 가리키는 바이오마커가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였고 삶의 질 개선도 나타났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이번 임상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우수한 안전성과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고 밝힌 젬백스는 국내외 전문가들과 글로벌 3상을 준비한다는 방침을 명확히 밝혔다. 젬백스는 치매 전문가인 서울아산병원 교수와 알츠하이머병 분야 세계적 석학 언급 등을 인용하며 임상 3상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임상 핵심인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3상 착수를 우려하는 모습도 있다. 젬백스가 강조하는 안전성과 일부 의미 있는 지표는 업계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유효성을 우선시 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쉽게 설명하면 환자에게는 안전한 의약품도 중요하지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효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젬백스가 당초 계획했던 유상증자가 철회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젬백스는 전날(11일) 장 마감 이후 유증 철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젬백스는 연구개발을 위한 운영자금 및 채무상환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증을 추진해왔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정 요구가 있었고 납입 일자 지연도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젬백스는 시장 혼란과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자금조달 방안을 변경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향후 2주 내로 예정된 진행성핵상마비(PSP) 연장 연구 임상 결과 발표 후 젬백스는 사모를 통한 자본 확충으로 단기 유동성 리스크를 해소하고 자금 조달 계획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회사측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투자자는 향후 추이에 불안한 모습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젬백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63억원으로 집계됐고 향후 GV1001 글로벌 3상에 착수하게 되면 예상을 초과하는 수준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국의 세무조사까지 진행되고 있어 젬백스의 향후 진로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젬백스는 지난 9월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는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회사는 국세청으로부터 요청 받아 자료 제출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만 밝혔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GV1001 3상 착수 여부는 젬백스가 최종 결정할 사안이지만 시장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사모를 통한 자금조달이 원만하게 진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