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직영서비스 없앤다고 철수?···르노 7곳·KGM 2곳 뿐

GM 내년 2월 직영서비스센터 운영 종료···매각 후 재무구조 개선 내수 판매 급감한 가운데 직영 서비스점 필요성 떨어져 만일 철수 시 미국 관세 인상이 미치는 영향 더 클 듯 일각선 구조조정 분위기 조성해 추후 정부와 협상서 유리한 카드로 쓸 것이라는 견해도

2025-11-11     박성수 기자
GM 부평공장.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GM한국사업장이 직영서비스센터 운영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철수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직영서비스센터 매각을 시작으로 한국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업계에선 GM 내수 판매 등을 고려하면 직영서비스센터 운영 종료와 철수는 상관 관계가 낮다고 보고 있다.

GM 내수 판매량을 감안하면 직영서비스점이 사라지더라도 서비스 관련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내년 2월부터 전국 9곳 직영서비스센터 운영을 종료하고, 협력서비스센터에 업무를 이관할 방침이다. 직영서비스센터는 순차적으로 매각해 재무 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노동조합은 “사측의 일방적인 폐쇄 통보에 분노한다”라며 “구조조정 위험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번 기습적인 직영정비 폐쇄를 반대하고 법적 검토를 비롯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직영정비센터 폐쇄는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를 준비하는 것이라며 이날(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GM 측은 서비스센터 매각에 대해 ‘철수설’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GM은 직영 서비스센터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비센터 매각은 철수가 아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며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 연 1.5만대도 아슬···장기화된 내수 부진에 직영점 필요성 줄어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올해 1~10월 GM 내수 판매량은 1만2979대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다른 중견 완성차 기업들과도 격차가 상당하다. 같은 기간 르노코리아 판매량은 4만3925대, KGM은 3만4469대로 GM보다 3~4배 가까이 많이 팔렸다.

GM은 지난 2020년엔 내수에서 8만3000여대를 판매했으나, 매년 판매량이 감소하며 올해는 2만대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GM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직영 서비스센터 필요성도 낮아진 상태다.

GM보다 판매량이 많은 르노코리아의 경우 전국 7곳, KGM은 2곳의 직영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GM 측은 직영서비스센터 운영을 중단하더라도 협력 서비스센터로 인력을 옮겨, 구조조정이나 서비스 품질 하락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GM 직영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약 440명으로 확인됐다.

◇ 한국 사업장 유지 기간 2년 남아···정부와 협상카드로 철수설?

직영서비스센터 매각과 별개로 GM 철수에 대한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GM의 한국 시장 철수설은 7년 전인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산 공장을 폐쇄하면서 철수 논란이 생겼으며, 이후 GM 본사는 GM한국사업장에 64억달러(약 9조3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하며 철수설을 불식시켰다. 우리 정부도 8100억원 자금을 수혈하며 한국 시장에 10년간 사업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오는 2027년 말 한국 정부와 약속한 국내 잔류 의무가 끝나는 가운데, 내수 부진과 미국 관세, 신차 부재 등 이유로 철수설이 매번 재점화되고 있다.

현재 GM 판매 대부분은 미국 수출물량인데,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15%로 올리면서 GM이 입게 될 타격이 커졌다. 특히 GM 수출 차종은 소형차라 가격대가 낮은 만큼 관세로 인한 가격 변화에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또한 GM이 한국 사업장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차 생산을 배정해야 하는데, 2023년 나온 트랙스 크로스오버 이후 후속 모델 계획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GM이 국내 구조조정 불안감을 앞세워 향후 우리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고 한다는 시각도 있다.

GM은 철수설에 대해 매번 부인하면서도, 본인들의 유리한 카드로 철수설을 슬그머니 꺼낸 바 있다.

앞서 지난 2020년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GM 노조 파업이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를 어렵게 한다”며 “파업이 계속될 경우 한국 생산 물량을 다른 국가로 옮길 수 있다”며 철수 가능성을 내비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직영서비스센터 매각도 재무구조 개선 목적도 있겠으나, 한국 시장 철수 및 구조조정 분위기를 조장해 추후 정부와 진행할 협상 과정에서 추가 지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