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가격 탓? ···폴더블폰 OLED 3분기 누적 출하량 전년 比 20%↓
연간 기준 출하량 2130만대 전망···전년 대비 14.4% 감소 폴더블폰 성장세 둔화···삼성 등 주요 제품 가격대 높아 내년 애플 진입으로 폴더블폰 시장 두자릿수 성장률 전망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폴더블폰 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9년 1세대 제품이 처음 출시된 이후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소비자층 확대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단 평가다. 특히, 삼성전자, 화웨이 등 주요 제조사 제품이 지속해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1~3분기 폴더블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누적 출하량은 1670만개로, 전년 동기(2100만개) 대비 약 20% 감소했다. 3분기만 기준으로 봤을 땐 전년 동기와 전분기 대비 각각 4.5%, 15.9% 감소한 598만개를 출하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폴더블 OLED 출하량은 213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14.4% 감소한 수치다.
최근 폴더블폰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 교체 수요 외의 신규 수요 유입은 둔화된 상태로 파악된다. 가장 큰 제약 요인은 가격이다. 일반 바(Bar) 타입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130만~170만 원대에 머무는 반면, 갤럭시Z폴드는 200만원 이상, 화웨이의 트리-폴드 모델은 300만 원을 상회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갤럭시Z폴드 모델은 지난 2022년 폴드4 이후 가격이 줄곧 인상돼왔다. 256GB 모델 기준 폴드4 출고가는 199만 8700원부터 시작했으며, 동일 모델 기준 폴드5는 209만 7700원, 폴드6 229만 9700원, 폴드7 237만 9300원 등으로 매년 8~20만원가량씩 상향 조정됐다.
내년 출시가 유력한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또한 250만원 이상의 고가로 책정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 사이에선 프리미엄 시장 내에서도 기술 혁신 대비 체감 효용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구매 주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관점에선 올해까지 폴더블 OLED 시장이 정체되겠지만, 내년부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폴더블 아이폰용 OLED 패널을 단독 공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OLED 출하량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애플이 진입하는 2026년부턴 폴더블폰 시장이 다시 두자릿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중국 패널사들은 내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응 중이다. BOE, CSOT, 비전옥스 등은 차세대 힌지 구조, UTG(초박막유리) 내구성 개선, 저가형 폴더블 라인업 확충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특히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수직 계열화와 내수 시장 집중 전략을 병행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창욱 유비리서치 부사장은 “폴더블폰 출하량이 한국과 중국 모두 정체돼 있지만, 애플이 시장에 진입하는 2026년은 변곡점이 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며 애플에 폴더블 OLED를 단독 공급할 예정으로, 시장 내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업체들도 강력한 내수 기반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패널 성능과 신뢰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격차를 완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