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Coin] 연이은 악재···비트코인 '급락'

금리 불확실성·미 정부 셧다운·AI 거품론 등 영향 전문가 "7만~8만달러까지 내려갈 수도"

2025-11-09     유길연 기자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3~9일) 크게 하락했다.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 불확실성,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등 여러 악재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비트코인은 10만2287달러(약 1억4912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7.05% 크게 하락했다.

지난 주말 11만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이번주 시작인 4일부터 급락하더니 5일 오전 10만달러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이후 시세가 소폭 회복돼 현재 10만2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인사들은 최근 매파 발언을 잇달아 내놓았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4일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위한 기준은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기준금리 결정 회의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12월 추가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과 같은 의미로 해석됐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도 시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의회 내 여야의 갈등으로 2026회계연도(10월 1일 시작) 예산안 통과가 미뤄지면서 현재 셧다운은 사상 최장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재정이 집행되지 않으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기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엔 더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 의회예산국은 오는 12일까지 셧다운이 지속되면 미 경제에 110억달러, 26일까지 이어지면 14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거품론’으로 미 증시가 흔들린 점도 비트코인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4일(현지시각) AI 방위산업 기업 팔란티어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고평가 우려를 받아 8% 가까이 급락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홍콩에서 열린 행사에서 향후 12~24개월 내로 10~20% 증시 조정이 올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비트코인 하락폭을 더 키웠다.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각)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24시간 동안 10억달러(약 1조4310억원)이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레버리지 투자는 일정 금액을 증거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빌려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자산 가격이 특정 금액 아래로 내려갈 경우 거래소가 자산을 강제 매각(청산)해 자금을 회수한다. 그간 가상자산 호황 기간 동안 늘어난 레버리지 투자가 최근 시세 하락 탓에 대거 청산되면서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이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에드 엥겔 컴패스포인트 분석가는 “장기보유자들이 여전히 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단기 보유자들까지 추가 매도에 나서면 (비트코인)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9만5000달러를 저지선으로 보고 있지만 가까운 시기 (가치를 끌어올릴) 촉매는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존 글로버 레든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지난달 “7만~8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가상자산이 5파동 상승을 마치고 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확고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적어도 2026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낙관론도 있다. 맷 호건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레버리지 청산과 개인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 중심의 시장은 여전히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말까지 비트코인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12만5000~13만달러 구간 회복이 현실적인 목표"라고 내다봤다.

/ 자료=코인마켓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