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략 속도내는 LS그룹···에식스솔루션즈도 상장으로 힘 보탤까

AI발 전력 특수 타고 美 시장 공략에 역량 결집 에식스솔루션즈, 조달 자금으로 미국 공략에 활용 예정 발목 잡고 있는 중복상장 논란 넘을 수 있을지 주목

2025-11-06     송준영 기자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LS그룹이 AI 산업 성장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기회 삼아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LS전선과 LS일렉트릭은 이미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입지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IPO(기업공개)를 추진 중인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가 자금 조달에 성공해 LS그룹의 미국 시장 주도권 강화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지난 9월 중에 상장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모자(母子) 회사 동시 상장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정을 뒤로 미룬 상태였다. 

미국 법인인 에식스솔루션즈는 지주사인 LS의 증손자격 회사다. 2008년 LS그룹이 미국 나스닥 상장사 수페리어에식스(SPSX)를 약 9억달러(당시 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특수 권선과 대용량 변압기용 권선으로 테슬라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에식스솔루션즈의 성공적인 상장은 미국 시장 공략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LS그룹에 중요한 과제로 평가된다. 미국은 전력 인프라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와 AI로 촉발된 전력 수요 확대로 인해 전력 인프라 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 국면을 맞았다. LS그룹의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가 전선과 전력기기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이 같은 기회를 잡느냐가 그룹의 성장과 직결된다.

이미 주요 자회사들은 투자와 함께 성과도 내고 있는 상황이다. LS전선은 2023년 7월 미국 현지 법인인 ‘LS 그린링크 USA(GreenLink USA)’를 설립하고, 2028년 생산을 목표로 미국 버지니아주에 케이블 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달 말에는 이 공장 건설에 투입할 자금 확보를 위해 1575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LS전선은 최근 미국 빅테크사의 AI 데이터센터에 3년간 버스덕트를 공급하는 프레임 계약을 체결하며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올해 약 200억원 규모의 납품을 시작으로 향후 3년간 공급 규모가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추가 계약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LS일렉트릭도 미국 시장에서 파이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찌감치 전력기기를 통해 미국 내 시장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에도 힘을 줬다. 이 회사는 ESS 핵심 구성 요소인 전력변환장치(PCS·Power Conversion System) 최신 제품에 대해 UL 인증을 획득했다고 최근 밝혔는데, UL 인증은 북미 시장 진출의 필수 조건이다.

이 같은 계열사들의 움직임과 맞물려, 에식스솔루션즈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미국 내 생산설비 확충과 기술개발에 투입해 전기차(EV)·전력 인프라 중심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에식스솔루션즈의 몸값은 2조원 안팎으로 평가되며,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에식스솔루션즈가 상장까지 가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LS그룹은 이번 사례가 ‘M&A(인수·합병)’를 통해 편입된 회사의 상장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물적분할 후 상장 방식과는 다른 구조라고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지주사와 사업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 자체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며, 이를 계기로 다른 대기업들의 중복상장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S타워 안양 본사 전경. / 사진=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