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도 아슬”···올해도 10만대 벽 못 뚫나
1~10월 쏘렌토 8만대 판매···남은 두달간 2만대 팔아야 10만대 달성 세단 부진 속 그랜저 판매 줄며 10만대 클럽 사라져 준중형 SUV 및 경쟁사 차종 인기에 시장 다변화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내수 시장에서 10만대 판매량을 돌파할 차량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았던 기아 ‘쏘렌토’도 10월까지 누적 판매 8만대에 그치면서 연 10만대 판매량이 아슬한 상황이다.
기존 10만대 고지를 유지했던 현대차 ‘그랜저’가 세단 인기 약화로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경우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와 KGM ‘토레스’ 등이 흥행하며 시장이 다변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준 내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기아 쏘렌토로 8만479대를 기록했다.
이어 현대차 아반떼(6만7099대), 기아 카니발(6만6984대), 스포티지(5만9743대), 현대차 그랜저(5만3678대) 등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2개월이 남은 점을 감안하면 10만대 가능성이 있는 모델은 기아 쏘렌토 뿐이다. 최근 쏘렌토 월 평균 판매량이 약 8000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나, 통상적으로 연말에는 판매량이 평소 대비 늘어나는 만큼 아슬하게 10만대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이달 기준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출고까지 약 4개월이 걸릴 정도로 여전히 대기 수요가 많은 만큼, 생산량만 뒷받침된다면 10만대 벽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쏘렌토는 10월까지 7만5000여대를 판매하며 올해보다 약 5000대 덜 팔렸으나, 연말 기준으로는 9만4538대를 기록한 바 있다.
쏘렌토가 내수 시장에서 10만대를 넘어설 경우 기아 브랜드 내에선 지난 2011년 모닝(11만7029대) 이후 14년만에 10만대 클럽을 달성하게 된다.
쏘렌토는 지난 2020년 풀체인지 모델을 출시한 후 경쟁 모델인 현대차 싼타페를 누르고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하고 있다.
◇ 세단 부진에 10만대 벽 높아져
최근 10여년간 내수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판매한 차량은 그랜저, 싼타페, 쏘나타 정도다.
특히 그랜저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10만대를 넘어섰으며, 2021년과 2022년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이슈 등으로 판매량이 줄었다가 2023년 부품난이 완화되고 신형 판매가 본격화되며 11만대를 판매하며 내수 1위를 차지했다.
그랜저는 단순 승용차 시장 뿐 아니라 택시용으로도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내수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단 보다는 SUV 인기가 상승하면서 그랜저 판매량도 덩달아 감소했다. 국내에선 패밀리카, 차박·캠핑 등 목적으로 실내 공간이 넓은 SUV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세단 판매량이 줄어드는 추세다.
또한 수입차를 비롯해 그랑 콜레오스, 토레스, 액티언 등 중견 완성차 기업 차종이 흥행하면서, 수요가 분산됐다.
올해 그랑 콜레오스는 3만4995대를 판매했으며, 토레스는 7102대, 액티언 5910대 등을 기록했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신형이 나올 때마다 차체가 커지면서, 중형 SUV 소비자들이 준중형까지 눈을 돌린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기아 스포티지는 약 6만대를 판매하며 이미 지난 2022년 연간 판매량(5만5394대)를 넘어섰으며, 현대차 투싼도 올해 4만3000여대를 판매하며 2022년 총 판매(3만2890대)보다 많이 팔렸다.
더불어 대형 SUV인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 카니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며 고객층이 나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