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바이오, 파트너사 적응증 확대 과제는 

美 파트너 에보뮨 IPO·임상 확대 추진 에이프릴바이오, 단계별 기술료 수취 기대 적응증 확대 시 2·3상까지 3.5~4.5년 예상 “플랫폼 고도화·파이프라인 확장 병행”

2025-11-06     최성근 기자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에이프릴바이오의 미국 파트너사 에보뮨이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적응증 확대를 추진하면서 기술가치가 재조명받고 있다. 적응증이 늘어날수록 임상 단계별 기술료를 받을 수 있지만 안전성과 약효 지속성을 동시 확보해야 하는 기술적 과제도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6월 미국 염증질환 전문 바이오텍 에보뮨과 자사의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PB-R3에 대해 총 4억7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PB-R3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선택적으로 결합해 중화시키는 장기 지속형 결합단백질 치료제다. 에이프릴바이오가 독자 개발한 SAFA 플랫폼을 통해 반감기를 대폭 연장했고 단회 투여로도 장기간 항염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기술 이전 이후 에보뮨은 해당 후보물질을 EVO301이란 코드명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a상에 돌입했다. 지난달에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를 신청하고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에보뮨은 중권신고서에서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APB-R3의 적응증을 아토피피부염에서 궤양성대장염 등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계획이 현실화하면 에이프릴바이오는 계약서에 따라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APB-R3 임상을 궤양성대장염으로 확대해 첫 환자 투약을 진행하면 정해진 기술료 지급 조건이 충족된다.

단, 상용화까지는 여전히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회사 관계자는 “APB-R3 임상은 올해 말 마무리될 예정이며, 결과는 내년 1분기 정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임상 2상부터 시작하게 되며 통상 2상은 약 1년 6개월, 3상은 2~3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하면 상용화까지 3.5~4.5년, 길게는 5년 이상 걸릴 수 있단 관측이다. 

/ 표=김은실 디자이너

에보뮨의 IPO는 에이프릴바이오의 기술력과 플랫폼 가치가 해외 시장에서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에이프릴은 APB-R3 외에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APB-A1은 갑상선안병증, 쇼그렌증후군, 루푸스, 다발성경화증 등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한다. 염증 매개 신호를 차단하면서도 정상 면역기능을 유지하도록 설계됐다. 기존 항체 치료제보다 반감기가 2주 이상 길고 면역원성이 낮으며 혈전색전증 위험이 낮은 점이 특징이다. 

에이프릴바이오는 2021년 덴마크 제약사 룬드벡에 APB-A1 기술을 이전했다. 룬드백은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두 파트너사, 에보뮨과 룬드벡 모두 내년 임상 효능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APB-R3과 APB-A1 같은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은 약물 방출속도를 정밀하게 제어해야 한다. 인체 환경과 환자 상태에 따라 약효 지속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고 체내에 장기간 머무는 특성상 면역 반응이나 조직 손상 등 부작용 위험도 존재한다. 

에이프릴바이오는 한계 극복을 위해 플랫폼 고도화와 파이프라인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반감기 강화 등 기존 SAFA 플랫폼 업그레이드에 더해 다중 타깃 항체 플랫폼 REMAP 개발에도 힘을 싣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SAFA 플랫폼 향상도 중요하게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 파이프라인 확장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