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1.7조 벌어들인 HD현대, 주주환원 강화한다

HD한국조선해양, 매출 7조5815억원 영업이익 1조538억원 전년 대비 각각 21.4%, 164.5% 증가 조선·전력기기 호조 속 정유·건설기계 흑자전환 상표권 계약 올해 말 종료···요율 인상 가능성도

2025-11-03     정용석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달 27일 오전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의 부대행사 ‘퓨처 테크 포럼 : 조선’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HD현대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HD현대가 올해 3분기 1조7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다. 조선·전력기기 부문의 견조한 흐름에 더해 정유·건설기계 부문이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그룹 전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HD현대는 이에 맞춰 밸류업 정책에 따른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 조선·전력기기 쌍끌이···정유·건설기계도 ‘턴어라운드’

HD현대는 3일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매출 18조2243억원, 영업이익 1조70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8%, 영업이익은 294.5% 증가했다.

조선·해양 부문인 HD한국조선해양은 고선가 선박 인도 확대와 생산성 개선 효과로 매출 7조5815억원, 영업이익 1조538억원을 거뒀다. 각각 전년 대비 21.4%, 164.5% 증가한 수치다. 고부가 선종 비중 확대로 수익성이 한층 높아졌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초고압 변압기 판매가 늘고 국내 고압차단기 매출이 증가하면서 매출 9954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24.8%를 달성해 지난해 4분기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HD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회복에 힘입어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7조3285억원, 영업이익 1912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HD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 안정화,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북미·유럽 등 선진시장 수요 회복과 광산시장 공략 강화로 매출 2조526억원, 영업이익 14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5.8%, 96.7% 증가했다. 원가경쟁력 강화와 애프터마켓(AM) 사업 다각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주력 사업인 AM·디지털 솔루션 부문 호조로 매출 5132억원, 영업이익 93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1.3%, 12.2%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위), 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 사진=HD현대

◇ “배당성향 80% 유지”···상표권 사용료율 조정도 검토

HD현대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900원의 현금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636억159만원이며, 시가배당률은 0.58%다. 지급일은 오는 14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배당성향이 80%를 넘어섰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며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세제 개편 방향을 지켜보면서 재무적 부담이 없는 범위 내에서 주주환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HD현대는 상표권 사용료율 조정 등 그룹 차원의 환원정책 강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HD현대는 주요 자회사들로부터 상표권 사용료 수익을 거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매출에서 특수관계자 매출 및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서 0.05% 수준의 금액을 받는다. 지난해 상표권 수익은 380억~390억원 수준인데, 국내 주요 지주사 가운데 가장 낮은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표권 계약이 올해 말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회계법인 감정평가 등을 거쳐 요율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HD현대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브랜드 활용도와 사업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각사별 규모를 검토한 뒤 실제 인상 여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HD현대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에 대해 “최근 1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상환 또는 IPO를 포함한 다양한 엑시트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상장은 투자자 회수(엑시트)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남은 기간 동안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어 “투자금은 피지컬 인공지능(AI), 조선용 용접 솔루션, 산업·협동로봇 등 하이브리드 제품 개발 등 미래 사업 역량 확보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로봇 신제품을 출시해 HD현대로보틱스를 그룹의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