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다움’에 꽂혔다···컬리, IPO 위한 성장 엔진 장착
연내 흑자 달성 여부 촉각 내년 뷰티컬리 PB 론칭 예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컬리가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사업 다각화에 방점을 찍었던 컬리의 사업들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다. 올해 컬리는 뷰티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업계에선 중단됐던 IPO(기업공개)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을 내놓았다.
30일 컬리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컬리뷰티페스타 2025를 열었다.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온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뷰티 브랜드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꾸려졌다.
◇깐깐한 소비자에 맞춘 뷰티컬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컬리뷰티페스타는 컬리의 독보적인 큐레이션 역량으로 엄선한 60개 브랜드로 채워졌다. 60개 브랜드 중에 40개는 오프라인 행사에 처음 참여하는 브랜드로, 경쟁사에서 선보이지 않은 뷰티 제품들을 대거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나스 메이크업쇼, 케라스타즈 두피 진단 및 헤어 스타일링 클래스 등 체험 이벤트로 소비자들과의 접점도 늘렸다.
컬리는 2022년 뷰티컬리를 론칭한 이후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뷰티컬리가 취급하는 브랜드 수는 1000여개다. 뷰티컬리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거래액은 지난 2023년 3000억원을 돌파, 지난해 5000억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성장을 일구고 있다.
컬리는 모든 상품을 상품위원회를 통과해야 입점시키는 깐깐한 기준을 삼고 있다. MD들이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데이터 기반 일정 수준의 기준을 거치는 식이다. 뷰티컬리 역시 이 절차를 거친다.
올해 컬리는 뷰티 PB 개발에 착수했다. 컬리는 올해 뷰티 MD와 마케팅, PB 상품기획, 플랫폼전략기획 등 6개 분야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다.
이기쁨 뷰티컬리 그룹장은 “컬리에서 장을 보는 워킹맘, 3040세대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가족들까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다”면서 “현재 뷰티컬리는 K-뷰티에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년엔 뷰티컬리가 선보이는 PB 브랜드 론칭을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이 신뢰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제품들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뷰티컬리의 PB, IPO 준비 착수?
유통업계에선 “뷰티컬리의 PB 제작은 곧 IPO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주장한다. IPO를 추진 중인 무신사도 최근 뷰티 PB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뷰티 분야는 제품 재고 보관이 길고, 마진율이 높아 기업 입장에서도 카테고리를 키우는데 용이하다.
무신사는 클렌징폼과 크림, 토너 등 8종으로 구성된 ‘스탠다드 뷰티’ 라인을 선보이며 초저가 스킨케어 시장에 진입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1위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인 코스맥스와 손잡고 신규 원료 및 제형 공동 개발, 기술 협업, 중국 생산 프로젝트 추진 등 다각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컬리는 올해 첫 반기 흑자를 기록해 IPO 재도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올 상반기 컬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조1599억원, 영업익은 115억원 개선된 31억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업계선 올해 컬리가 연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컬리는 뷰티컬리뿐 아니라 다양한 사업을 통한 외형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풀필먼트바이컬리(FBK·물류대행)과 컬리 USA, 네이버와의 협업 등이 대표적이다.
김슬아 대표도 최근 ‘네이버 커머스 밋업’ 행사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IPO에 대해 “사업이 잘되고 시장이 좋으면 하겠다”면서 “우리뿐 아니라 시장 환경 등도 잘 맞아야하기 때문에 IPO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컬리가 신선식품 새벽배송, 뷰티컬리 등 신사업들로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아직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컬리의 흑자가 지속되는 시점에 IPO도 자연스럽게 뒤따라 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