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종주국’ 美 첫 수출

AI 전력 수요 폭증에 국산 가스터빈 첫 진출 휴스턴 자회사 DTS, 유지보수 전담

2025-10-13     정용석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하고 제작한 380㎿급 가스터빈 제품. /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세계 최대 전력 시장인 미국에 국산 가스터빈을 수출한다. ‘가스터빈 종주국’으로 불리는 미국에 처음으로 진출하며 국내 발전설비 기술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3일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메가와트(㎿)급 대형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급은 내년 말까지 진행된다. 이번 계약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개발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첫 해외 수출이자, 글로벌 시장 확대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독자 개발하며 세계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했다. 아울러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5000시간 실증 운전을 마치며 상용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고 이번 미국 수출을 포함해 총 8기의 공급계약을 따내며 사업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수주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인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이 있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들이 전력망 포화로 인해 자체 발전설비 구축에 나서는 가운데 효율성과 가동 안정성, 설치 기간 등에서 강점을 지닌 가스터빈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체 모델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DTS(Doosan Turbomachinery Services)도 이번 수주에 기여했다. DTS는 가스터빈 유지보수 전문기업으로, 향후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가스터빈의 정비 서비스 전반을 담당하게 된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상징적인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철저히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 등 해외 시장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