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질주, 국내 시총 3200조 육박···건설·유통 추락

3분기 시총 331조원 증가, 반도체·조선·이차전지 강세 절반 이상 종목은 하락···‘대형주 쏠림’ 심화

2025-10-09     정용석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올해 3분기 국내 주식시장이 반도체와 조선, 이차전지 업종 강세에 힘입어 시가총액 32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형주 중심의 상승세 속에 전체 상장사의 절반 이상은 오히려 시총이 줄며 희비가 엇갈렸다.

9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시가총액은 318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6월 말(2856조원)보다 331조원(11.6%) 증가한 수치다.

조사 대상 2765개 종목(우선주 제외) 가운데 1156개(41.8%)는 시총이 늘었지만, 1478개(53.5%)는 줄었다. 나머지 131개(4.7%)는 변동이 없거나 신규 상장 기업이었다.

3분기 시가총액 증감액 상하위 종목. / 자료=한국CXO연구소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랠리 주도

시총 증가액의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6월 말 353조9943억원에서 9월 말 496조6576억원으로 142조6632억원(40.3%)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12조5766억원에서 252조9808억원으로 40조4041억원 늘었다. 두 종목만으로 전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조9735억원), LG에너지솔루션(11조8170억원), 한화오션(9조4681억원), HD현대중공업(7조6788억원), 삼성생명(5조8400억원) 등의 증가 폭이 컸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조선, 2차전지, 제약 섹터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로써 ‘시총 1조 클럽’ 기업은 2분기 284곳에서 3분기 297곳으로 늘었다. 특히 HJ중공업은 3개월 새 시총이 252.2% 급등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한화오션과 SK스퀘어는 3분기 시총 상위 20위권에 진입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6월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 원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건설·IT·유통은 부진···두산에너빌리티 ‘시총 감소’ 1위

반면 건설·정보통신·유통 업종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시총은 6월 말 43조8143억원에서 9월 말 40조1631억원으로 3조6511억원 줄었다. 크래프톤(3조3402억원), 카카오페이(3조616억원), 카카오뱅크(2조9811억원), 현대건설(2조6836억원), HMM(2조5113억원), 한국전력(2조863억원) 등도 하락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굳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3분기 국내 증시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조선 등 주력 산업의 호조로 외형이 커졌지만 대다수 종목은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못했다”며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