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대미협상 불확실성···환율 다시 1400원대

미국 정부 '셧다운'도 '변수' "당분간 1400원대 유지될 것"

2025-10-04     유길연 기자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지난주 평균 원·달러 환율이 네 달 반 만에 다시 1400원선을 넘었다. 달러 강세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추석 연휴로 서울 외환시장이 9일까지 휴장하는 가운데, 시장에선 당분간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원·달러는 전일 대비 3.2원 내린 1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월 1350원대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8월 들어 1390원선으로 오르더니 지난달 25일에는 결국 1400원대로 올라섰다.

환율이 다시 오른 이유는 달러 강세와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 협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9월 중순 96대까지 떨어졌지만, 월말엔 98대까지 올랐다. 더불어 현재 대미투자 관련헤 한미간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다 통화스와프도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주 발표된 한미 환율협상 결과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지난 1일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긴다는 내용의 기본원칙을 재확인하는 환율정책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합의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환율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지속 여부와 한미 통상협상 타결 여부 등이 거론된다. 

미국 예산안을 두고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1일부터 '셧다운'에 들어갔다. 국가안보·치안·필수 의료 인력을 제외한 수십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연기될 것으로 전망되며, 셧다운 기간이 길어지면 미국 성장이 둔화될 확률도 높아진다.  

게다가 연휴 기간 한미 통상협상에 진전이 이뤄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우리 정부는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미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미국 측에 MOU 수정안을 보내놓고 구체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선 환율이 당분간 1400원대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월말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현재 환율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