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도 사실상 제로데이 옵션 검토···‘초고배당’ ETF 출시되나
코스피200 위클리옵션 만기일 월·목에서 월·화·수·목·금 확대 추진 미국처럼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 출시 가능···금융당국 승인이 관건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국거래소가 현행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두 번인 위클리옵션의 만기일을 주 5일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위클리옵션 만기일이 주 5일로 확대되면 사실상 만기가 하루인 제로데이 옵션이 도입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를 활용해 미국처럼 연간 수십%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의도다.
국내 주식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이기에 초고배당 ETF가 출시되면 적지 않은 화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초고배당 ETF는 원금 손실도 불가피하기에 금융당국과 조율이 관건이라는 전망이다.
◇ 위클리옵션 매일 만기 추진···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 가시화
1일 한국거래소 박상욱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인 현 코스피 200 기반 위클리옵션의 만기일을 주 5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5개의 위클리옵션의 만기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분산되면 만기가 하루인 제로데이옵션은 아니지만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투자 전략과 그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양하게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지난달 29일 '한국 자본시장 컨퍼런스'에서도 이 같은 코스피200지수 기반 제로데이(0DTE) 옵션 도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제로데이 옵션은 만기가 당일인 옵션을 거래하는 것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활성화되어 있다. 특히 제로데이 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는 연간 수십%대의 높은 분배율을 보여주기에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인기다.
국내에서도 코스피200지수 위클리옵션 만기가 주 5일로 확대되면 국내에서도 비슷한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가 출시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로 한 먼슬리(월물)옵션과 위클리옵션만 상장되어 있고 위클리옵션은 만기일에 따라 월요일 만기와 목요일 만기 상품으로 나뉘어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3월 KB자산운용의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ETF’를 시작으로 위클리옵션을 활용한 위클리커버드콜 ETF를 다수 출시한 상태다.
위클리커버드콜 ETF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등 총 8회에 걸쳐 콜옵션을 매도해 얻은 자금(프리미엄)을 매달 분배금으로 활용하기에 먼슬리 콜옵션을 활용한 커버드콜 ETF보다 분배율이 월등히 높다. 예를 들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목표 분배율은 연 17%에 달한다.
코스피200지수 기반 위클리옵션 만기가 주 5일로 확대되면 이론상 커버드콜 ETF의 분배율은 최대 2.5배 늘어날 수 있다. 연 40%대 분배율도 가능한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개별종목 옵션도 현행 먼슬리에서 내년에는 위클리 옵션으로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별종목에 대한 위클리 옵션이 출시되면 테슬리(TSLY)처럼 국내 증시에서도 개별종목을 기반으로 한 초고배당 ETF가 출시될 수 있다.
◇ 국장 커버드콜 비과세 매력···금융당국 용인이 과제
국내 주식 기반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가 출시되면 세금 면에서도 엄청난 혜택이 예상된다.
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을 매도한 금액인 ‘프리미엄’과 기초자산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분배금 재원으로 삼는다.
미국 주식이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있는 커버드콜 ETF의 경우 프리미엄과 배당금을 합친 분배금 전부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다. 국내 세법상 국내 파생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기에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 분배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주식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비과세 대상이기 때문이다.
자산이 많다면 국내 커버드콜 ETF의 비과세 혜택은 엄청난 장점이 될 수 있다.
현행 연간 이자와 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부과되고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국내 주식 기반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 대부분이 비과세이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을 한층 덜 수 있다.
예를 들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목표 분배율은 연 17%인데 이 가운데 연 15%는 커버드콜 옵션 분배금으로 비과세고 코스피200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인 연 2%만 과세 대상이다.
연 40%대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가 출시된다면 주식 배당금 2%를 제외한 나머지 분배금이 모두 비과세가 될 수 있다.
다만 위클리옵션 만기 주 5일 확대와 이에 기반한 초고배당 ETF 출시는 금융당국과 협의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커버드콜 ETF는 분배율이 높을수록 원금 훼손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의 경우 원금 손실은 거의 확정적이다. 다만 분배금이 원금 손실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기에 투자자들은 이를 노리고 투자에 나선다.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는 투자 손실은 본인 책임이라는 원칙이 확고하다. 하지만 국내는 정서가 달라 금융당국이 초고배당 커버드콜 ETF를 허용할지가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