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이긴 집중투자’···양자컴 ETF 질주 속 성과 엇갈려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집중투자형 ETF 수익률 1·2위 액티브, 패시브도 수익률 상위권···집중투자 대비로는 저조 급등 종목 비중 차이가 성과 갈라···주가 급락 시 반대 상황 나올 수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양자컴퓨터 투자 ETF(상장지수펀드)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인 가운데 유형마다 성과 차이가 발생해 주목된다. 집중투자형 ETF의 성적이 가장 좋았고 액티브와 패시브 상품은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급등한 양자컴퓨터 종목들을 얼마나 비중 있게 담았는지가 성과를 가른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29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최근 2주동안 41.2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013개 ETF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ETF는 미국 양자컴퓨터 관련주 10곳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상위 4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약 70%를 차지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적인 현상을 활용한 컴퓨터로, 여러 상태를 동시에 표현하고 처리해 슈퍼컴퓨터로도 수백 년이 걸릴 문제를 단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법’ 재승인을 추진하며 관련 산업 육성 의지를 밝히자 양자컴퓨터 섹터에 훈풍이 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양자컴퓨터 ETF 간 수익률 격차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유형별로 차이가 발생했는데,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를 포함한 집중투자형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실제 ‘PLUS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같은 기간 33.43%의 수익률로 전체 ETF 중에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ETF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국내 유일 양자컴퓨터 관련 액티브 ETF인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는 27.26%의 수익률을 내는데 그쳤다.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와 수익률 격차는 14%포인트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이 액티브 ETF는 패시브 상품과 엇비슷한 성과를 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IWOOM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25.87%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ETF와는 1.39%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20.57%로 성과가 가장 저조했던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와는 5.3%포인트 차이였다.
이들 양자컴퓨터 ETF의 수익률이 벌어진 것은 개별 종목 편입 비중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자컴퓨터 관련주에서 가장 상승세가 가팔랐던 종목은 ‘리게티 컴퓨팅’으로 2주동안 98.7% 넘게 상승했다. ‘디웨이브 퀀텀’, ‘아이온큐’ 등도 각각 63.5%, 57% 급등했는데, 이들 종목을 비중 있게 담았느냐가 성과로 연결됐다.
실제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 ETF는 지난 12일 기준 리게티 컴퓨팅 비중은 17.71%, 디웨이브 퀀텀은 14.22%, 아이온큐 비중은 13.24%였다. 전체의 45%에 가까운 비중인 이들 종목이 급등하면서 ETF의 전체적인 성과도 좋아졌던 것이다.
반면 같은 날 기준 KoAct 글로벌양자컴퓨팅액티브 ETF는 디웨이브 퀀텀이 11.2%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리게티 컴퓨팅과 아이온큐가 각각 10.19%, 9.52%로 그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 비중이 집중투자 ETF 대비 적었던 것이다. 가장 수익률이 저조했던 RISE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이들 종목 비중이 각각 8%도 넘지 않았다.
다만 이들 종목의 주가가 동반 하락할 경우 상황은 반대로 흐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의 경우 섹터 분위기가 바뀔 땐 그만큼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섹터의 성장성, 추가 모멘텀, 하방 리스크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따져보고 유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