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아닌 개악”···정신아표 카카오톡 개편에 쏟아진 혹평

카톡 개편 후 주가 6만원선 깨지기도

2025-09-29     김용수 기자
카카오톡 개편 이미지 / 사진 = 카카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15년 만의 대대적인 카카오톡(카톡) 개편에 대한 이용자들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친구탭을 인스타그램·틱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피드형 목록으로 바꾸고 숏폼(짧은 영상) 기능을 도입하는 등 개선에 나섰지만,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하게 달라진 모습이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카톡 개편 이후 앱마켓에선 ‘1점 리뷰’가 쏟아지고 있고, 카카오 주가는 장 중 한 때 4% 이상 하락하면서 6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29일 소프트웨어 기업 피엑스디가 카톡 개편이 있었던 지난 23일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에 달린 카톡 리뷰 1000개를 분석한 결과 업데이트 전반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리뷰가 42%인 것으로 나타났다. 앱 만족도를 평가하는 ‘별점 평가’에서도 업데이트 이후 5점 만점에서 1점으로 평가한 리뷰가 크게 늘었다.

이용자들의 불만은 주로 친구탭에 대한 것이다. 카카오는 친구탭을 피드형으로 전환하고 친구의 프로필 변경내역을 타임라인 형태로 볼 수 있게 개편했다. 타임라인에 광고도 삽입했다. 기존에는 친구목록에 이름, 프로필사진, 상태메시지가 표시됐다면 업데이트 후에는 친구탭을 누르자마자 프로필 변동내역이 나타난다.

이와 관련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난 2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이프 카카오’ 컨퍼런스에서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불편 사항을 해소하고, 대화와 관계, 일상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톡은 업무용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직장 상사, 거래처 관계자 등 알고 싶지 않은 업무 관계자들의 프로필 변동내역까지 보여준다며 이용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숏폼 영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지금탭’도 도마에 올랐다. 업데이트 후 카톡 세 번째 탭을 두 번 누르면 숏폼 영상으로 바뀌는데 오픈채팅으로 돌아가려면 별도의 오픈채팅 버튼을 눌러야 한다. 숏폼 영상엔 광고도 포함돼 있어 이용자들은 강제로 숏폼을 봐야 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또 청소년이 무분별한 숏폼 콘텐츠에 노출된다는 학부모 우려도 이어졌다.

카톡 개편 혹평 속에 카카오의 주가도 휘청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카톡 개편 이후 4거래일 동안 카카오 주가는 10.69% 하락했고, 시가총액은 3조5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1.77% 오른 6만400원에 거래되는 등 6만원선을 회복했지만, 개편 전인 지난 22일과 비교해 6000원가량 하락했다.

카톡 개편에 대한 혹평이 잇따르자 카카오는 숏폼 설정에 미성년자 보호조치를 추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별도 카카오 고객센터에 접속해 신청해야 했는데, 카톡 내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격자형 피드가 피로감을 준단 의견을 반영해 상태 메시지와 생일 알림 크기를 조정하는 등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카카오는 친구탭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이번주초 공지할 예정이다. 다만 카카오가 완전한 롤백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이번 개편의 궁극적인 목적이 수익성 강화로 보이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도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